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집단안보에 무임승차는 없다”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써가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한국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지만, 한미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전세계 동맹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방위비 증액 의지가 확고함을 강조한 것이어서 시선을 끈다.
에스퍼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GMF)’ 행사 연설에서 “나토 동맹국과 만나는 이틀간 내 메시지는 명확할 것”이라며 “(집단안보를 명시한) 나토조약 5조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과 같으나 동맹의 강력한 유지를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이 공정한 몫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나토 회원국 모두 2014년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했으나 8개국만 약속을 지켰고 절반 정도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회원국이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토 동맹이 약속을 지키려면 내년까지 방위비 1000억달러(약 117조3500억원)를 증액해야 한다며 “아직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 모든 동맹국은 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2차 대전 이후 세워진 국제질서는 전세계를 이롭게 했다”며 “이 체제를 지키는 건 우리의 주요 과제이며, 이는 우리가 긴밀히 협력해 유능한 동맹을 유지할 때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우리의 집단안보에 무임승차자는 있을 수 없다”면서 “지정학적 위치나 규모, 인구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맹을 방어하고 전쟁을 억지하기 위해 그들의 몫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공동 방어에 하고자 하는 투자만큼만 강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