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해 보고했던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며 ‘정의의 핵보검’이라 묘사했던 전략군을 3일 전략군을 맞아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은 채 ‘침묵’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이날 전략군을 칭송하거나 북한의 핵무장을 강조하는 기사를 게재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김정을 전 국방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을 조직한 1999년 7월 3일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기념일을 지정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대북소식통은 지난달 29일 헤럴드경제에 “북한이 자발적 비핵화 조치 중 하나로 전략군 해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2016년과 2017년 전략군절 때는 전략군을 ‘당의 믿음직한 핵무장력’, ‘정의의 핵보검’, ‘백두산 혁명강군의 최정예 무력’, ‘조국의 자랑이고 힘’이라고 표현하면서 “지구상 어디든 마음먹은 대로 타격할 수 있다”며 사실상 미 본토를 겨냥한 타격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날 노동신문 1면에는 ‘상반년 인민경제계획을 완수한 기세로 전진’이라는 제목의 기사 등 북한의 경제개발을 강조하는 기사들이 실렸다. 사설면인 6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6ㆍ12 북미정상회담을 칭송하는 사설이 실렸다.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한 대용단’이라는 제목의 사설은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 회담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한 결단이었다고 칭송했다.
북한 관영매체의 동향에 대해 대북소식통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전략군은 김정일 위원장 시설 군단급인 미사일지도국으로 출범해 김정은 체제 들어 전략로켓군에서 전략군으로 개편ㆍ확대된 조직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시험 및 발사를 실행하는 군 조직이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전략군 1만 여명의 규모를 자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탄도미사일 등의 시험발사를 실행한 것도 전략군이었다. 지난해 8월 미국에 대한 ‘괌 포위사격’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국면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운용부대인 전략군이었다.
당시 북한 전략군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반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으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언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이 전략군 해체에 나서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 미국, 중국과의 잇단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한 상황에서 핵탄도미사일 전력을 운용ㆍ관리하는 전략군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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