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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주민, 미사일 발사에도 무덤덤…제재 강화 우려”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 29일 새벽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와 핵 무력 완성 선언에 대해 환호하며 기뻐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 주민들은 소식을 듣고도 무덤덤하거나 오히려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를 우려했다고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일 북한 내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최근 북한의 화성-15형 발사 관련 내부 분위기를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미사일 발사 전날인 28일 저녁부터 29일 새벽까지 대기를 지시했다. 소식통은 “대기 태세 발령은 (각 도당위원장, 도 인민위원장, 도 보위국장 등) 당 정치국 비준 간부들에 한정됐지만,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중앙당 비서처 비준 간부들과 중앙당 간부부 비준 간부들까지 모두 퇴근을 못하고 사무실에서 대기상태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대기 태세 발령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간부들은 제각각 모여 한담을 나눴지만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며 “화성-15형 발사 성공 소식은 오전 6시 30분(북한 시간) 도 인민위원장이 나와서 전했는데, 대기하고 있던 간부들은 환호하거나 기뻐하는 모습보다 좀 어정쩡한 표정들이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만세 만세 만만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9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성공 중대 발표를 접한 주민들이 곳곳에서 환호성을 울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평양역 앞. [사진제공=노동신문]

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 정오께 발표한 중대 방송에 대한 반응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중대 방송을 집단 청취하라는 지시는 29일 오전 10시(북한 시간) 도당에서 각 기관 초급당 비서들에게 전달됐다”며 “중대 방송이라기에 핵이나 미사일 실험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짐작하고 있던 것이어서 그런지 중대 방송을 들으며 누구도 특별한 감동을 보이지 않았다”며 “실제 미사일 발사 장면은 보이지 않고 방송원이 구두로만 소식을 전해 감정 표현이 더 애매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화성-15형 발사 소식을 듣고 오히려 국제사회 제재 강화를 우려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하지만 중대방송이 끝난 뒤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았다”며 “간부들은 그러지 않아도 중국의 대북 제재로 말할 수 없이 어려운데, 앞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최고 수준으로 강화될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 노동자들은 벌써부터 미사일 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각종 행사에 끌려 다닐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임의의 시각에 지구상 어디든 타격할 무력을 갖췄다는 말은 김정일 시대부터 지겹게 들어와 이제는 아무리 미사일을 쏘아 올려도 감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신형 ICBM 발사 이후 미국은 중국을 향해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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