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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특사 안 만나고 2인자는 숙청…김정은식 마이웨이
 -쑹타오, 金 못 만난 듯…전 특사들은 지도자 접견
-국정원 “北, 총정치국 검열…황병서, 김원홍 처벌”
-장성택, 최룡해 이어 2인자 처벌 ‘독재 강화’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김정은식 마이웨이’가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방북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단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가정보원은 그가 황병서와 김원홍 등 ‘2인자’에 버금가는 핵심 수뇌부를 숙청했다는 첩보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핵 무력 완성을 위한 대외적 고립을, 내부적으로는 독재 체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2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안남도 덕천에 있는 자동차공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당이 맡겨준 새형의(신형) 화물자동차 생산 과제를 빛나게 수행한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맨 오른쪽)이 20일 오후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오른쪽 두 번째)의 마중을 받으며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 귀빈 통로를 통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총정치국장 황병서(왼쪽)와 제1부국장 김원홍을 비롯해 총정치국 소속 장교들이 처벌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정은의 경제현장 방문은 지난 15일 금성트랙터공장 시찰 보도 이후 6일 만이다.

김정은은 이날 현지지도에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의식한 듯 “적대세력들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아보려고 발악할수록 조선 노동계급의 불굴의 정신력은 더욱더 강해지고 있으며 세상을 놀래우는 위대한 기적을 낳고 있다는 것을 새로 만든 5t급 화물자동차들이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의 보도 행태로 미뤄 김정은의 자동차공장 방문은 전날인 20일 이뤄진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났는지 여부는 21일 오전에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첫 보도에서 중국 특사 방북과 관련된 내용은 더이상 보도하지 않았다.이 때문에 김정은이 경제현장 시찰을 핑계로 쑹 부장과의 면담을 사실상 외면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쑹 부장은 지난달 있었던 중국의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결과 설명차 북한을 방북했는데, 지난 17차ㆍ18차 당대회 보고를 위해 방북한 특사들은 당시 북한 최고 지도자를 접견했었다.

쑹 부장의 직급이 이전 특사들보다 낮은 데 대한 북한의 불만 표시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사실상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론과 대화 국면 재개를 거부한 것 아니냐는 풀이도 제기된다. 양측이 면담을 실시했음에도 공개를 삼가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희박해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은 내부적 독재 체제 정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정원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주재 하에 당 지도부가 불순한 태도를 문제 삼아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 중”이라는 첩보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보위원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군 정치국에 대한 검열은 20년 만에 처음”이라며 “인민군 총정치국장인 황병서와 제1부국장 김원홍을 비롯한 총정치국 소속 장교들이 처벌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나 강도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열은) 군에 대한 당의 우위를 확인하는 전통적인 방법”이라며 “군 전반에 대해 대대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딱 이것(두 사람)만 문제 삼아서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처벌 수위는) 국정원이 대충 알고 있다. 어느 정도 나왔는데 그것까지는 (공개하기) 제한된다“라고 전했다.

북한군 1인자이자 권력 서열 2~3위를 다투는 황병서는 지난 10월 13일 북한 매체에 군 총정치국장 직책으로 등장한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황병서가 처벌됐다면 총정치국의 권력 독점을 허용하지 않고 자신 외 2인자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집권 뒤 2인자로 꼽히던 고모부 장성택 당 행정부장을 처형한 데 이어 역시 2인자였던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혁명화 조치로 처벌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잇딴 ‘마이웨이’ 행보는 대외적으로 협상 없이 핵 무력 완성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면서 내부적으로 경각심을 자극해 독재 체제를 공고히 하고 주민들의 일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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