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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전쟁에 휘말린 국군의날···보혁 대립
-진보진영, 광복군 창설한 9월 17일로 변경 주장
-건국절에 이어 소모적 갈등이라는 지적도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28일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사령부에서 제69주년 국군의날 행사가 열린 가운데 국군의날 변경을 두고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진보진영에서는 6ㆍ25전쟁 당시 우리 군이 38선 돌파한 10월 1일로 제정된 국군의날을 광복군 창설일(9월 17일)로 변경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보수진영에서는 건국절에 이어 소모적 갈등을 조장한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군의날을 임시정부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로 변경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 발의 이유로는 ‘대한민국 정부는 제헌헌법과 1987년 개정헌법에서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음을 명문화하고 있어 우리 군의 모체는 광복군이라 할 수 있다’고 내세웠다. 발의에는 민주당 32명과 국민의당 1명 등 총 33명 의원이 공동 참여했다.

현행법상 국경일은 법률개정 사항이지만 그 외 기념일은 시행령인 대통령령 개정 사항이라 ‘국군의날 변경’은 국회 입법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국민여론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국회에서 결의안을 채택만 하면 바로 변경이 가능하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권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국군의날을 변경하자는 게 10월 1일을 아예 기념하지 말자는 주장이 아니다”라며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그날은 수많은 전쟁 기념일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국군을 만든 ‘생일날’은 9월 17일 광복군 창건일이 오히려 더 적합하다”며 “9월 17일을 국군의날로 지정하고 10월 1일은 다른 기념일로 남겨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진보진영이 국군의날 변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실질적인 이득이 없는 소모적인 논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장성 출신인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은 “기념일 지정을 두고 진보와 보수 진영 논리로 싸우는 건 그만해야 한다”며 “실상 국민들은 그런 명분 싸움에 관심도 없고 민생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면 향후 보수정권이 들어설 경우, 기념일을 다시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이런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행 10월 1일 국군의날은 ▷1950년 한국군이 남침한 북한군을 격퇴해 38선을 돌파한 날 ▷1953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날 ▷1949년 육ㆍ해ㆍ공군 3군 체제를 갖춘 날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광복군 창설일은 일제강점기인 1940년 9월 17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에서 국군을 창설한 날이다.

앞서 진보ㆍ보수 진영은 대한민국 건국일에 대해 1919년과 1949년를 놓고 공방을 벌인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ㆍ15 광복절 기념사에서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건국 100주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이 아니라 초대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1948년이라고 반박했다.

sagamo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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