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농업등 선진기술 배울 기회로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볼 수 있듯 뉴질랜드는 영화나 3D 분야에서 강국입니다. 영화산업이나 농업, IT에 관심 있다면 뉴질랜드에 도전하길 기대합니다.”
김해용<사진>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는 뉴질랜드에 대한 인상을 묻자 “굴뚝이 없는 나라”라고 답했다. 제조업 대신 뉴질랜드는 영화산업이나 낙농업 등 무공해 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미 영화 ‘반지의 제왕’은 뉴질랜드의 대표 상품으로 발돋움했다.
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은 뉴질랜드는 일할 사람에 목마른 나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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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양국이 한층 가까워지면서 한국과 뉴질랜드의 젊은이가 더 많이 오갈 기회가 열렸다고 김 대사는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한국과의 FTA 체결을 위해 최근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와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외교부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 차 방한한 김 대사는 한ㆍ뉴질랜드 FTA와 관련, “다른 선진국과 협상할 땐 시장 접근이나 상품에 주안점을 두지만 이번 건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접근한 FTA”라고 전했다. 경제교류 뿐 아니라 인적교류까지 FTA에 포함시켰다는 의미다.
특히 영화산업은 뉴질랜드가 정부 차원에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김 대사는 “뉴질랜드에는 수많은 3D 전문가들이 일하고 있다”면서 “시청각 공동제작 협정을 FTA에 편입시켰기 때문에 양국의 영화 공동제작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청각 공동제작 협정은 양국의 공동제작물에 대해 내국인 대우를 부여하는 것으로, 배급 및 재정 지원이나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FTA에서 가장 민감했던 농업 분야에 대해서도 뉴질랜드의 선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김 대사는 뉴질랜드의 대표 과일 키위를 예로 들었다. 뉴질랜드 키위업체인 제스프리사는 전 세계에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주도에도 제스프리사의 키위 농장이 있다. 제주도에서 키위를 생산하면 제스프리사는 전량을 구매, 판매ㆍ유통을 담당한다.
김 대사는 “키위를 재배하려면 저장 노하우가 중요한데 제스프리사가 제주도 농장에 이를 전수해준 것”이라며 “올해 1월 제주도에서 생산된 제스프리사 키위를 싱가포르에 8.4t 수출하는 등 제3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뉴질랜드의 낙농업 경쟁력을 한국이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FTA를 통해 뉴질랜드는 농축수산업 분야에서 연간 50명의 한국인에게 1년 교육ㆍ훈련용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김 대사는 “FTA를 통해 양국 청년이 오갈 수 있는 다양한 방도를 마련했다”면서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뉴질랜드에 도전해 경쟁력을 배워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외무고시 17회로 미얀마 주재 대사, 제주도 평화협력과 국제관계대사 등을 거쳐 작년부터 뉴질랜드 대사를 맡고 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