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정체된 한ㆍ일 관계를 더이상 두고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니얼 러셀<사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0일(현지시간)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내년 미국의 우선순위(high priority) 정책”이라고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통일정책 세미나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내년은 한ㆍ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양국이 개방적이고 친근하며 전면적인 협력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미국의 우선순위 과제”라며 “한국과 일본이 계속 악화된 관계로 지내기에는 세계경제가 너무 취약하고 국제ㆍ지역안보 상황이 너무 염려스러우며 함께 풀어가야할 글로벌 현안들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와 재래식 도발등 위협에 대처하고 동북아 역내 안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공통의 전략적 목표에도 불구하고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ㆍ일 양국이 대화를 중단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나설 것있음 분명히 한 셈이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한ㆍ일 국장급 협의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지난 20세기 과거사와 관련해 심각하고 고통스런 이슈들이 있다”며 “그러나 이는 어느 일방이 혼자서 해결할 수 없으며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끌어내도록 관련자들의 지속적이고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하고 미국이 한ㆍ일 관계 개선을 적극 중재할 의지를 보임에 따라 내년 중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셀 차관보는 또 핵무기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북한의 ‘병진노선’에 대해선 “정책이 아니라 몽상(pipe dream)”이라며 “북한은 꿩먹고 알먹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