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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에게 ‘한 마리, 두 마리’로 센다고?
[헤럴드경제] 사람을 세는 단위가 ‘명‘이나 ‘인’이 아닌, 동물 세는 단위인 ‘마리’로 칭하는 곳이 있다. 바로 북한이다.

16일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북한에서 여성의 수를 셀 때 ‘마리’라는 단위를 쓴다고 밝혀 놀라게 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의 인권 상황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단연코 중국으로 팔려가는 ‘탈북(을 원치 않았던) 여성’이다. 이들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만 믿고 중국으로 보내져 동물 처럼 취급 당하고, 감금 당하기 일쑤다. 북한 내부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신고를 하고 법적인 해결을 요구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그 마저도 허용되지 않는다. 신고하는 순간 북송을 당하고 북한에서 더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북한 여성들이 중국으로 팔려갈 때 사람 수를 ‘명’으로 세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브로커 경험이 있다는 한재철 씨는 “중국으로 보내지는 북한 여성은 ‘이쩌, 알쩌’와 같은 말을 쓴다”라고 증언했다.

‘이쩌, 알쩌’는 짐승들을 셀 때 쓰는 중국식 표현이다. 예컨데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면, 여성을 줄 세워 놓고 ‘한 마리, 두 마리’ 식으로 말하는 격이다. 팔려가는 북한 여성에게는 최소한의 인권도 남아있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인신 매매는 브로커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 팔려 다니는 탈북 여성은 다수의 남자들에게 감금을 당하고, 성폭행, 원치않는 임신, 낙태, 질병에 시달린다. 한 남자에게 정착해 사는 경우도 있지만,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탈북 여성들은 ‘되팔이’를 당하기도 한다. 함께 살다가 지겨워진 중국 남성들이 다른 남자에게 돈을 주고 성을 파는 것이다. 한 가정에 두 명 이상의 탈북 여성을 데리고 있는 가정도 있다. 물론, 장사나 농삿일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한 집의 경우 더 많을 수 있다.

2011년 중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정착한 이미연 씨는 “중국에서 저 말고도 북한 출신 여자 3명이 같이 살았다. 당시에 정말 많이 맞았다. 이유도 없이 술 마시고 들어오면 그냥 때린다. 견디기 힘들어 탈출을 감행했다가 한 번 잡혔는데 며칠 째 밥도 못 먹고 감금 당하고만 있었다.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마지막으로 목숨 내놓자는 생각으로 탈출을 감행했는데, 다행히 한국으로 올 수 있게 됐다. 밤에 몰래 나와서 나머지 여자 2명은 어떻게 된지 모르겠지만, 꼭 구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2년 중국에 살았던 김정화 씨는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산다는 말이 딱 들어 맞다. 가끔은 밥을 주지 않고 동물들에게 주는 사료를 먹어보라고 강요하는 일도 있다. 그럴때는 정말 내가 무슨 이유로 살고 있는가.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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