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신년사 26회 언급서 올핸 8회에 그쳐…농업분야 강조 만성적 식량난 해소 발등의 불 시사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홀로서기에 나섰다. 김정은은 새해 첫날인 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고모부이자 후견인이었던 장성택 처형 뒤 ‘홀로서기’에 나섰음을 다시 한 번 천명했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언급하는 내용이 현저히 줄었다. 김일성·김정일과 관련된 표현은 2012년과 2013년 신년사에서 각각 65회, 26회 등장했지만 올해는 불과 8회에 그쳤다. 김정일 시대의 구호였던 ‘강성국가’는 2012년 15회, 2013년 13회였던 데 반해 9회로 감소했고, ‘선군’도 2012년 17회, 2013년 6회에서 올해는 3회로 대폭 줄었다.
대신 김정은이 각 분야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실무적인 지시를 하달하는 내용이 크게 늘어났다. 김정은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적으로 불안함이 존재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장성택 숙청과 관련, “지난해 반당반혁명종파일당을 적발 숙청함으로써 당과 혁명대오가 더욱 굳건히 다져지고 우리의 일심단결이 백배로 강화됐다”면서도 “우리 혁명의 정치사상진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하겠다”고 하는 등 유난히 사상교양을 강조했다. 특히 장성택이 몸담고 있던 노동당 행정부가 관장하던 조선인민내무군에 대해 “조선인민내무군 안에 당의 영군체계와 혁명적 군풍을 철저히 확립해 수령보위, 제도보위, 인민보위의 숭고한 사명과 임무를 다하도록 하자”고 말해 숙청 여파로 조선인민내무군 안에 불안요소가 있음을 암시했다.
김정은은 이와 함께 신년사의 절반가량을 경제 분야에 할애한 가운데 특히 농업 분야를 강조함으로써 만성적인 경제난과 식량난 해결이 최대 당면과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경제’를 15회, ‘건설’을 38회, ‘농업’을 6회씩 언급했다.
하지만 신의주특구와 13개 경제개발구를 비롯한 개혁·개방이나 경제 개선과 관련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오히려 2년 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다시는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주민들의 자원절약을 강조하면서 경제회생을 명분으로 주민들을 더욱 옥죌 것임을 예고했다.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를 강조한 것도 이처럼 골치 아픈 내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출구를 남북관계 개선에서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