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이 최근 모임을 갖고 차기전투기(F-X)의 유력 후보기종인 미국 보잉사의 F-15SE를 사실상 반대하는 건의문을 작성해 국회와 청와대, 국방부에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공군총장들의 의견은 기종 선정을 목전에 둔 F-X 평가 작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국회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한호 예비역 대장 등 역대 공군총장들은 지난달 27일 서울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이달 중으로 기종이 결정되는 F-X사업에 대한 ‘건의문’을 작성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건의문에는 역대 공군총장 15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 국방위원,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 보낸 건의문을 통해 “방위사업청이 총사업비를 8조3000억원으로 묶어 놓고 10원도 넘어서는 안 된다는 터무니없는 기준을 적용했다”면서 “F-X 기종 평가 작업을 입찰 이전 단계로 되돌려 종합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안보 핵심 전략무기로 스텔스기를 기대했던 우리 공군은 진퇴양난”이라며 “대통령께서 국가안보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신다면 국방예산 안의 범위에서 사업간 예산을 조정해 스텔스기능을 갖춘 차기전투기를 확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절차대로 차기전투기 사업이 추진되면 스텔스 기능이 미약한 기종이 선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국민들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아직 실체도 없는 4세대 전투기를 확보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 정도의 성능을 가진 전투기에 우리의 안보를 맡길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F-15SE는 1970년대에 제작된 구형전투기를 기본모델로 하여 개조 개발할 계획으로 아직 생산된 적이 없는 설계상의 항공기로 개조의 효용성에 많은 의문들이 제기되는 기종”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스텔스로 무장한 주변국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략무기인 스텔스기를 확보하는 것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건의문에 서명한 한 공군 예비역 대장은 “국외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전 총장을 제외하곤 모두 건의문에 서명했다”면서 “우리의 입장은 공중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비역 대장이 언급한 ‘공중 비대칭 전력’은 스텔스 전투기를 말한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만약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15SE를 선정한다면 바로 후속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스텔스 전투기 20대라도 우선 확보하는 후속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군과 국방부 내에서도 역대 공군 총장들의 이런 건의문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막판 기종 선정 작업이 혼돈을 겪고 있다. 방사청은 추석 이후 김관진 국방장관이 주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어 F-15SE 선정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방추위에서 총사업비 한도 내의 가격을 써낸 F-15SE를 기종으로 선정할지, 사업을 재검토할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면서 “국방부는 강력한대북 억지력을 갖춘 공중 전략무기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그간 진행된 F-X 기종 평가 결과를 이르면 13일 청와대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F-X 사업에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유로파이터, 보잉 F-15SE 등 세 기종이 입찰했으나 F-35A와 유로파이터는 총사업비(8조3000억원) 한도내의 가격을 써내지 못해 사실상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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