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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우라늄 저농축 권한 달라” 美 “핵 비확산 체제에 부정적”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협상 이견 여전
한ㆍ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원자력 발전용으로 주로 쓰이는 농도 20% 이하 저농축 우라늄 생산권리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6차 본 협상이 이틀째 회의를 진행했지만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저농축 우라늄 농축 등 쟁점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 소식통은 “일단 이견은 여전한 상태지만 논의의 여지가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우라늄 농축과 관련, 협정에 관련 규정을 넣어 ‘저농축권한’을 부여해줄 것을 미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원자력협정에는 한국에 농축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 다만 현재 미국 기술을 사용한 모든 핵 관련 시설, 자재, 프로젝트를 미국의 동의하에 진행한다는 조항이 존재한다.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농축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축권한의 범위를 명문화하자는 것이다.

예상대로 미국은 국제적인 핵 비확산 체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감안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라늄 20% 수준의 저농축기술이 핵무기 생산이 가능한 90% 농축기술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란 역시 농도 20% 핵연료 농축권한을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또 한국 내 모든 원전의 핵폐기물 저장소가 최대한 늦춰도 2024년이면 포화되는 만큼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권한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현재 협정 8조 C항은 핵연료의 형상을 미국 동의 없이 변형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재처리 시 플루토늄을 생산, 핵무기 재료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핵 확산을 우려하는 미국이 허용하기 힘들다.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그동안 미국이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를 금하는 골드 스탠더드를 잘 따라온 모범 국가 중 하나인데 저농축권한이라도 허용하면 다른 국가를 통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미 의회 내에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부 소식통은 현행 협정의 만기를 한시적으로 1~2년 연장하고 한ㆍ미가 추가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협상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 협상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방한 전에 새로운 협상테이블이 열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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