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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00만弗 ‘달러박스’ 도 포기…北 군부 강경파 권력장악?
온건파 장성택 모습 찾아볼수 없고최룡해·김격식등 군부실세 시찰동행김양건의 개성공단 절망적 담화전문가 “군부가 장악 명백한 증거”
12월 로켓 발사이후 변화조짐 감지
핵실험 감행뒤 軍방문 잇따라
김정은 군심잡기·체제결속에 전념

온건파 장성택 모습 찾아볼수 없고
최룡해·김격식등 군부실세 시찰동행

김양건의 개성공단 절망적 담화
전문가 “군부가 장악 명백한 증거”



북한이 연간 9000만달러(약 100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올리는 개성공단을 잠정 중단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군부 강경파가 김정은 체제를 완전히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온건파로 알려진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 명의로 ‘개성공단 중단과 북한 근로자 철수’를 발표, 대외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해에는 군 최고 실세였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을 전격 숙청하고 군단장 9명 중 6명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숙군작업을 진행한 뒤, 사회주의 전통방식의 당 중심 노선으로 회귀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전후해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김정은은 3차 핵실험을 감행한 뒤, 2월 20일 323군부대를 시작으로 한 달 동안 이틀에 한 번꼴로 군부대를 방문해가며 군심 잡기와 체제 결속에 전념했다.

정부 당국자는 9일 “북측이 최근 도발 위협 수위를 지속적으로 고조시키면서 김정일의 업적이라고 내세웠던 개성공단까지 문제삼고 있는 것은 강경파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자 강경파의 목소리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조원 중앙대 교수는 “지난해 여러 차례의 숙청으로 강경파나 온건파 모두 자기 주장을 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김정은 혼자 결정하는 분위기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강경파의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김정은의 현지 방문에 동행하는 핵심 실세의 면면에서도 확인된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도발의 주역인 김격식 인민무력부장과 현영철 군총참모장 등 군부 실세는 김정은의 현지 시찰에 빠짐없이 동행하고 있는 반면, 온건파로 분류되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국제사회를 겨냥해 개혁·개방 의지를 과시하려는 차원에서 매일같이 언론지상을 장식했던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최근 완전히 사라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 잠정 중단과 북한 근로자 철수 발표가 대남총책인 김양건 당 비서의 담화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김양건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특사조문단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과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온건파로 분류돼왔다.

이 때문에 전날 김양건이 개성공단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는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오후에 나온 담화는 절망적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북한이 강경노선을 확고히 한 상황에서 강경파와 온건파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개성공단과 관련해 의도적으로 김양건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내각총리로 임명된 박봉주 역시 역할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개혁파 경제관료로 군부 강경파에 밀렸다가 재등장한 박봉주는 취임 후 첫 연설에서 “국방위원회의 명령과 지시를 무조건 접수하고 어김없이 집행하는 강한 규율을 세워야 한다”며 경제개혁보다는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에 초점을 맞췄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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