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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習, 철저한 자기관리…말하기보다 듣기 중시”
신정승 前주중대사가 본 5세대 지도자들
문화혁명속 고난의 어린시절 탓
신중하고 조리있는 언행 돋보여
리커창은 아주 총명한 사람



“시진핑(習近平)은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주변 사람의 얘기를 많이 듣고 인화를 중시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신정승 외교통상부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장(전 주중 한국대사·사진)은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중국의 새로운 최고지도자에 오르게 될 시진핑에 대해 “체격은 크지만 온화한 사람”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중국은 권력핵심 인사를 당 중앙 차원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는 데다 시진핑이 푸젠(福建)성 등 지방에서 오래 활동했기 때문에 한국 사람과 많은 교분은 없는 편이다. 하지만 중국 대사와 공사를 역임한 신 센터장은 시진핑을 여러 차례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신 센터장은 “시진핑은 말이 많지는 않지만 입을 열면 상당히 조리 있게 얘기를 잘한다”며 “말이나 행동에서 상당히 정리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이러한 스타일은 순탄치 않았던 어린 시절을 통해 다져진 것으로 보인다. 시중쉰(習仲勛) 전 국무원 부총리의 장남인 시진핑은 아버지가 문화혁명 때 반당분자로 몰려 숙청당하면서 적잖은 역경을 겪었다.

10번 이상 공산당 입당원서를 제출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고 시골마을로 쫓기다시피 내려간 뒤에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신 센터장은 총리를 맡게 될 리커창(李克强)에 대해서는 “아주 총명한 사람”이라며 “앞으로 국영기업, 금융, 호구제도 개혁 등 개혁을 책임지고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센터장은 중국 18차 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로 ▷9명에서 7명으로 줄어드는 정치국 상무위원 체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 유지 여부 ▷제6세대의 약진 등을 꼽았다. 그는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를 거치며 1인 권력집중이 약화되고 집단지도체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 수가 현재 9명에서 7명으로 줄어드는데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진타오 주석이 군사위 주석 자리를 국가주석과 동시에 내놓을지, 아니면 몇 년 더 갖고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시진핑 시대의 중국 권력 향방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또 “시진핑 시대 이후를 책임질 6세대 지도부 후보군도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정치국 상무위원은 아니더라도 정치국원에는 포함될 텐데,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들어가는지 보면 중국의 미래 권력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10년, 20년 미래를 내다보고 정치지도자, 인물을 키운다”며 “우리의 사정과 비교해보면서 매우 부러웠던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신 센터장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하는 등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취해야 할 외교안보 전략과 관련해서는 한ㆍ미 동맹과 한ㆍ중 관계의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한ㆍ미 동맹과 한ㆍ중 관계를 조화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한ㆍ미 동맹이나 한ㆍ중 관계 모두 한반도 평화안정과 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중요시하는데 공통된 부분에서 한국의 적극적 역할을 가미한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올해 대선후보들이 모두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의 국익을 중심으로 사안별로 우리의 입장을 미국과 중국에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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