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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뜨면 진급하는 김정은...이제는 ‘당ㆍ국가ㆍ군대 영명한 영도자’
김정은이 이번에는 “영명한 영도자”가 됐다. 지난 17일 김정일 사망 직후 ‘친애하는’으로 시작했던 김정은 호칭 올려붙이기 경쟁이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태양’, ‘어버이’까지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이 되고 있다.

2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금수산 기념궁전 참배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영명한 영도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27세의 3대 독재 세습자에게 북한 권력의 중추인 노동당과 인민군, 그리고 국가 전체를 이끄는 뛰어난 명예로운 사람이라는 극존칭을 붙인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 수식어 경쟁은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한 지난 19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에게 ‘친애하는 김정은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친애하는’이란 수식어는 북한에서 김정일 이름 앞에서만 볼 수 있었던 호칭으로, 그의 사망과 동시에 아들 김정은에게도 처음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전까지 김정은에게 사용됐던 호칭은 ‘존경하는 대장 동지’였다.

지난 24일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호칭이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이부르며”라는 문장을 사용했다. 김정은을 군 최고 통수권자를 의미하는 ‘최고사령관’으로 부를 것을 강요하며, 그가 군을 완전히 장악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아버지 김정일이 김일성 사망 7년 째인 1991년에야 사용했던 호칭을 불과 1주일 여 만에 물려받은 셈이다.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공개 언급했다. 경애하는 역시 김정일이 1991년 최고사령관 자리에 오름과 동시에 받았던 호칭이다.

이런 김정은 높여 부르기 경쟁은 25일에도 계속됐다. 노동신문은 “21세기의 태양 김정은 동지의 영원한 혁명동지가 되자”고 기술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김정은 동지는 진정한 인민의 영도자, 친어버이시다”라는 극존칭을 아끼지 않았다. 태양과 어버이는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이름 앞에서만 존재 가능했던 단어다.

북한의 이 같은 호칭 올려붙이기 경쟁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가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정일의 경우 후계자 지명에서 실제 최고 권력자가 되기까지 20년이 넘는 준비 기간을 거쳤지만, 김정은에게 주워진 시간은 길게 잡아도 3년에 불과했다. 준비 기간이 짧은 만큼, 권력 장악 속도를 높혀야만 하는 것이다. 최근 북한 언론이 연이어 새 호칭을 등장시키는 것 또한 이런 과정에서 나온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한 대북 문제 전문가는 “북한은 아직도 죽은 김일성이 통치하고 있는 사회”라며 “김정은도 상당 기간 김일성과 김정일을 내세운 유훈통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사용했던 호칭을 빠른 속도로 물려받는 것 역시 이 같은 유훈통치를 위한 준비라는 의미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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