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매우 충격적이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절대 권력자의 사망은 여러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북한 내부의 불안정에 대해 주변국은 염려하고 있다. 불안정성이 커지면 남북관계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또 주변국은 정세의 안정을 빌미로 외교적 개입을 적극화할 것이다. 북한 정세의 안정 여부는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안정과 직결된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북한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전환기적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 정부는 지난 20일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미국ㆍ중국 등 주변국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는 관심을 적극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김정은을 ‘위대한 영도자’라고 지칭하면서 후계체제를 인정하고 조속히 정착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북한은 무엇보다도 김정은 후계체제 정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것이다. 기존에 해 오던 방향과 틀에서 대내외 정책도 추진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진과정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상당히 잠복해 있는 것이 북한 상황이다. 우리는 전환기에 처한 북한을 어떻게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여건과 환경을 조성해 가느냐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북한이 안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새로운 대북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북한의 상황은 바뀌었다. 과거의 정책과 전략으로 이러한 변화를 우리의 뜻에 맞게 능동적으로 유도해낼 수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일이 아닌 김정은 체제를 상대로 한 대북전략 로드맵이 필요하다. 미국ㆍ중국은 김 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불안정하고 변화하는 북한을 전략적으로 관리해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미·중은 북한에 대해 적극적 개입, 지원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국의 경우는 북·중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고 상당한 지원과 관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북관계는 어떻게 관리되어야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남북관계가 안정되어야 한반도 및 동북아 전반이 안정될 수 있다. 한반도 정세가 미·중의 전략적 관리에 따라 좌지우지되지 말고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주도에 의해 관리돼야 한다. 남북관계 정상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남북관계는 무엇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주도적·능동적 틀을 만들어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러면 미·중도 한국 중심의 틀에 따라 오게 될 것이다. 우리가 주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 미·중이 중심이 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국면이 조성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