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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 사망>“北 자극할라”…우리 軍·警 차분한 대응
軍 워치콘·데프콘 격상안해

警 일반재해 수준 ‘병호비상’

정부와 군당국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 이후 대북 정보감시태세와 방어태세인 ‘워치콘’ㆍ‘데프콘’을 격상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지난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군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남북간 군사적 긴장관계를 유지했던 것을 감안할 때 정부가 남북 간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정승조 합참의장과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은 19일 오후 합참에서 긴급 회동, 북한 및 북한군 동향을 평가한 뒤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한 단계 격상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런 방침에 따라 대북 방어태세인 ‘데프콘’도 격상하지 않았다. 워치콘과 데프콘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이 예상되고 실제 그 수위가 점차 높아질 때 격상되는 한ㆍ미 연합 위기관리 조치를 말한다. 군은 다만 비상경계태세 2급만을 발동한 상태이다.

한ㆍ미 군당국이 신중을 기한 것은 북한군의 동향을 가름할 수 있는 두 가지 조치가 격상되면 우리 사회뿐 아니라 한반도에 급속도로 군사적인 위기감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도자가 급사한 북한 사회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데 남측에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면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도 역시 19일에는 경계강화 비상근무를 유지하다가 20일에서야 병호 비상으로 격상했다. 병호 비상은 기존의 경계강화령보다 한 단계 높지만 갑호ㆍ을호 비상에 비해서는 낮은 단계다. 주로 일반 재난재해나 질서 혼란이 우려될 때 발령돼 경찰력의 30%가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한다.

지난 1994년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엔 김영삼 정부가 전군 비상경계령을 내려 북 측으로부터 군사적 위기상황을 조장하려 한다는 강한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남측은 최고경계태세를 전군에 하달하고 김일성이 남침을 주도했다는 러시아 측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북측을 몰아세운 적이 있다. 이에 북 측도 전군에 최고경계태세로 대응하면서 남 측을 맹비난했다.

당시 북 측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와 ‘담화’, ‘백서’, ‘경고장’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남측이 북한을 자극하는 ‘군사도발’을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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