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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佛 기술력 뛰어나지만…세계 1등 조선국 더 신뢰
잠수함 수출 일등공신 안병구 상무
잠수함에 대해선 늘 ‘최초’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 해군 제1호 잠수함인 ‘장보고함’의 초대 함장이자 최초의 잠수함 부대 전단장을 지낸 안병구 대우조선해양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2005년 전역한 이후에도 대우조선해양에서 특수선 영업 쪽에서 잠수함 업무를 담당했고, 아직도 잠수함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사무실에서 만났다.

-고대하던 잠수함 수출 협상이 막바지라고 들었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은데.

▶지금 기분은 남다른 것 그 이상이다. 한국에 잠수함을 처음으로 들여왔고, 자체 제작까지 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본 사람으로서 마지막 목표는 신조 잠수함을 수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마지막 목표까지 달성한 것이다. 물론 지금은 현직이 아니라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 의미는 누구와 비교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 수출건은 어떻게 이뤄지게 됐나.

▶인도네시아와 인연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인정되면서 국제적으로 바다의 영토화란 말이 유행이 됐다. 특히 해안선이 복잡한 동남아 지역에서 관련 분쟁이 많았는데, 해군이 1500명밖에 없는 싱가포르가 잠수함을 사자 인접국가가 긴장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5년 된 잠수함 수리부터 시작했는데, 그때 우리가 잠수함 정비 입찰을 독일 제치고 따냈다. 아마 우리의 정비실력에 매료돼 이번 계약도 믿고 맡겨준 것 같다.

-인도네시아가 한국 잠수함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가격과 품질이다. 독일이나 프랑스는 우리보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임금이 2.5배 비싸다. 당연히 잠수함 가격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국 잠수함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 1등 조선국가인데다 이미 한국 해군에 9척의 잠수함을 공급했던 이력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신뢰를 받은 것 같다.

-입찰 당시 러시아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

▶입찰 초기 러시아가 말도 안되는 가격을 써서 경쟁 국가가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 가격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경쟁국에서 제외됐다. 1990년대 초반 우리 해군이 러시아에 차관 대신 잠수함을 들여오려고 해 내가 러시아로 급파돼 러시아 잠수함을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됐다.

-정부가 최근 해군력 증강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해군이 대양해군(大洋海軍)을 지향하면서 해군력 증강에 적극적이다. 전시가 아닌 평시 1년에 1대씩 잠수함을 증강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봐도 전무후무하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우리 주변국이 해군대국이라 지금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해군력 중 가장 필요한 것은 구축함이고, 잠수함도 30척 이상 있어야 한다. 지금 운용 중인 잠수함이 14척인 점을 고려하면 배 이상의 해군력이 필요한 셈이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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