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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南, 금강산서 방빼라”…켐핀스키와 ‘밀월’ 때문?
금강산 내 남측 재산 정리를 일방적으로 요구했던 북한이 실은 이미 새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세계적인 호텔 그룹인 켐핀스키가 북한 조선합영투자위원회와 금강산관광특구 진출을 놓고 협의 중인데, 켐핀스키 측에서 현대아산 등 남측 투자자들과의 깨끗한 관계 정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켐핀스키 그룹은 지난 4월 금강산 관광특구 진출에 대한 보도와 관련, “대북투자에 대해 합의된 바가 없다”고 부인했으나 북한과 켐핀스키 그룹 간의 협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전해졌다.

5성급 이상의 고급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하는 켐핀스키 그룹은 북측에 원산 갈마비행장을 현대식 공항으로 개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며, 이에 북측도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공항 건설을 위한 막대한 투자에 앞서 켐핀스키 측은 현대아산을 비롯한 남측 투자자들과 북측의 확실한 관계 정리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9일 북한이 남측 투자자들을 금강산으로 불러놓고 일방적으로 자산 매각 등 추가 악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더라도 북한과 남측 투자자와 관계가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면 새 투자자가 북측의 계약 파기로 인한 부담을 그대로 떠안고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날 정부와 민간을 분리, 민간 투자자들과 개별적으로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남측과 맺은 독점 계약을 무효화하고 금강산 관광을 독자적으로 재개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지난해 남측 부동산 몰수ㆍ동결 조치를 취한 북한은 지난 4월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취소하고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를 독점적으로 신설했으며, 5월 31일 남한이나 외국 기업과 개인이 금강산 지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제정했다.

그동안 켐핀스키 그룹 외에도 이집트 오라스콤 등과 협상을 벌여온 북한은 남측 투자자들과의 관계 정리가 끝나면 본격적인 금강산 마케팅과 외화벌이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은 “금강산은 외국인들에게도 ‘북한을 접할 수 있는 미지의 장소’로 매력적”이라며 “현대아산 등과 갈등이 해결된다면 북한이 해외의 새 투자자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켐핀스키는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스위스에 본사를 둔 호텔 그룹으로, 자산규모가 16조원이 넘고 세계호텔연맹 지분 42%를 소유한 업체다. 이 업체는 최근 중국과 인도, 한국 등 아시아권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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