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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동맹 삐걱? 美 주한미군 철수론까지 대두
-배넌 ‘주한미군 철수’ 언급 후폭풍
-美 한미 군사훈련 축소 검토설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수차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한미동맹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또는 중단, 심지어 주한미군 철수론까지 공공연히 대두된다.

북한의 미 본토까지 공격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두 차례 시험발사 이후 한층 더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17일(현지시간) 언론인터뷰에서 “대북 군사적 해법은 없다. 그건 잊어버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로 서울 시민 1000만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 보여줄 때까지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검증가능하게 북핵을 동결시키는 대가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외교적 딜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가 주한미군 철수를 북핵문제와 연관한 협상카드로 삼을 수 있다는 구상을 밝힌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닌 듯한 모습이다.

미국 외교의 거두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북한의 지난달 두 번째 화성-14형 시험발사 뒤 ‘북한 붕괴 이후’라는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북한이란 완충지대가 사라지는데 대한 중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당국은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북미 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이 북한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배넌 수석전략가의 군사적 해법은 불가능하다는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 등이 북한의 도발시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강력한 군사적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배치된다.

또 북한이 과거 핵 동결의 대가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해온 상황에서 북한에게 주한미군 철수 등 보다 큰 선물보따리를 기대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 내에서도 배넌 수석전략가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동아시아 동맹국들이 이미 미국의 안보공약에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모순된 메시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인터넷매체 뉴스맥스는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배넌 수석전략관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사태를 일으킨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옹호한데 이은 대북 군사적 해법은 없다는 발언으로 조만간 해임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선 배넌 수석전략관의 발언을 두고 북한의 핵미사일로 본토까지 위협받게 된 상황에서 서울이냐, 아니면 워싱턴과 뉴욕이냐 선택에 직면하게 된 미국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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