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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 성찰 없는 적나라한 표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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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중년 부부의 일상을 솔직하게 파헤치며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 보려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솔직함이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데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단순히 수위만 높인 과감한 장면만으로는 적나라한 감정까지 보여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4일 개봉하는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의리로 사는 10년 차 부부가 색다르게 사는 이들을 만나며 지루한 삶에 활력을 찾아가는 19금 블랙 코미디다.

은행원 영욱(김인권 분)과 미술관 큐레이터 연경(이나라 분)은 사랑인지 의리인지 모를 애매하지만 편한 부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연소 부행장이자 자유연애주의자 민식(서태화 분)이 연경에게 대시를 하고, 사기 친 지인을 찾기 위해 만난 그의 전 부인 혜인(장가현 분)이 영욱에게 들이대기 시작하면서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전개가 시작된다.

권태기 부부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 잊고 있었던 설렘을 느끼지만, 이 과정에서 아내 혹은 남편에 대한 진심을 깨닫는다는 내용은 평범하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이 불륜을 통해 진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이 코믹하게 다뤄졌으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은 불륜 때문에 상처 받은 미성년의 이야기를 담은 바 있다.

불륜을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새로운 상대를 만나 너무 익숙해 깨닫지 못했던 감정들을 다시금 깨닫는 과정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불륜이 관계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관계에 대한 고찰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19금 블랙 코미디를 내세워 이를 더욱 솔직하게 파헤치겠다는 포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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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 스틸


그러나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주인공 부부의 감정 변화를 디테일하게 담아내지 못한 채 선정적이고, 과감한 장면들만 나열해 관계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지 못한다.

특히 대부분의 인물들은 과감한 행동을 하는데,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저 솔직하고, 쿨한 성격만 강조할 뿐 납득할 수 없는 지나친 장면들이 이어져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다.

주인공 부부 주변 인물들은 대부분 그들의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도구적인 역할로만 쓰인다. 그 마저도 주인공 부부가 왜 서로에 대한 마음을 느끼게 됐는지 스토리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진다.

코믹 연기와 진지한 장면 사이 과하지 않게 줄타기를 하며 현실감을 만들어낸 김인권의 연기만이 그나마 영화에 안정감을 준다. 아내를 연기한 이나라나 자유연애를 꿈꾸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해 흔들리는 민석 역의 서태화도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사실감을 더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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