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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초상권②] “흔적 지우기·허락 받기”…‘초상권 침해’ 앞에서 달라진 변화

  • 기사입력 2019-11-1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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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채윤 기자] 초상권 침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공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남의 일로만 치부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초상권 문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류는 방송사다. 불특정 다수에게 콘텐츠가 송출되는 매체인 만큼 파급력이 크고 기록이 쉽게 남기 때문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일반인의 모습을 담을 때는 ‘동의’가 우선시 된다. 방송은 방송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카메라에 민감해 초상권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또 우리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인터뷰에 응하더라도 얼굴과 목소리 공개를 원치 않으면 누구인지 판단할 수 없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연예인을 제외하고 뒤에 나오는 비연예인들을 모자이크처리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일일이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고 의도치 않게 카메라에 잡히는 경우가 많아 내부에서는 애초에 초상권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모자이크를 한다”고 설명했다.

언론사에서는 보도 사진에 신경을 쓰는 추세다. 보도의 목적에서 벗어난 이들이 사진에 담기면 모자이크 처리를 하며 초상권을 보호한다. 하지만 보도 집회의 경우는 예외다. 독자에게 왜곡된 사실을 전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초상권 침해가 인정될 수 있지만, 집회가 어떤 의사를 널리 알리고자 하는 목적성을 띠고 있어 보도는 이를 기반으로 모자이크 처리 없이 뉴스를 내보낸다.

사회관계망서비스가 활발하게 펼쳐지는 사회에서도 초상권 침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NS나 블로그 등이 일상을 기록하는 공간인 만큼 과거에는 많은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장소에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많이 올라왔지만, 요즘에는 본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가리고 게시하는 사례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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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하지만 동영상 콘텐츠를 공유하며 현재 트렌드가 된 유튜브 시장은 초상권 침해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콘텐츠 경쟁으로 인해 다양한 콘셉트의 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특히 홍대나 강남역 등의 사람이 많은 곳에서 길거리 촬영을 하며 불특정 다수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는 영상을 다수 볼 수 있다. 영상을 들여다보면 자신의 얼굴이 찍히는 줄도 모르는 행인들이 대부분이다.

법률사무소 제이앤의 백지윤 대표 변호사는 “방송의 내용이 상업적 용도가 아니고 행인으로 화면에 매우 짧게 등장하는 등 피해의 정도가 적다면 이익형량의 기준에서 초상권 침해로 보기는 어렵지만, 상업적 용도나 특정인을 언급하면서 뚜렷이 장시간 촬영하거나 하는 등의 행위는 초상권 침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상권이 침해됐다는 사실만으로는 형법상 범죄가 되지 않는다. 다만 개인의 초상권이 침해되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민법상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고,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죄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백 변호사는 초상권 침해 기준을 정확히 알고 싶다면 식별 가능성이 있는지, 촬영 유포에 동의가 있었는지, 상업적 목적에 해당하는 동의를 받았는지를 떠올리면 된다고 강조하며 “촬영 및 유포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이 상대방의 초상권보다 우위에 있는지를 판단하면 쉽다. 역지사지로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이 돌아다녀도 좋다’라는 명쾌한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유의하고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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