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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플랫폼 이동①] 드라마↔영화 크로스 오버, 희미해진 플랫폼 한계

  • 기사입력 2019-11-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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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드라마 '아이리스' 포스터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영화는 감독의 역할이, 드라마는 작가의 역할이 더 크다고 여겨진다. 드라마는 ‘이야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영화에서는 ‘볼거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드라마의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영화감독들도 드라마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제는 서로의 영역을 드나드는 일이 예전만큼 특별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2000년대 초반 영화감독이 드라마 연출을 맡은 사례들이 종종 있었다. 영화 ‘고스트 맘마’ ‘찜’ ‘하루’ 등 멜로 영화를 연출했던 한지승 감독이 2006년 드라마 ‘연애시대’를 통해 영역을 넓혔다. 이혼한 뒤에도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는 젊은 이혼 부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 호평을 받았었다. 손예진, 감우성이 주인공으로 나선 ‘연애시대’는 헤어진 커플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여타 멜로드라마와는 차별화를 만들어냈다.

영화 ‘바람의 파이터’ ‘홀리데이’ 등을 연출했던 양윤호 감독은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드라마 연출에 첫 도전했다. ‘아이리스’는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탑, 김소연 등 스타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된 첩보 드라마였다. 당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일본, 중국을 오가는 대규모 로케이션이 이뤄졌고, 영화를 방불케 하는 스케일로 안방극장에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양윤호 감독은 물론, 제작진 대부분이 베테랑 영화인들로 구성됐었다.

‘연애시대’와 ‘아이리스’는 소재나 규모 면에서 ‘탈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못지않은 퀄리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영화인들의 플랫폼 이동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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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드라마 '연애시대' '친구' 포스터



앞선 사례와는 조금 다른 경우도 있다. 2001년 영화 ‘친구’로 ‘청불’ 영화 흥행 역사를 새로 쓴 곽경택 감독은 자신의 대표작을 드라마로 리메이크 했다. 곽 감독이 ‘친구’에 대한 애정으로 직접 연출한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 2009년 MBC에서 방송됐다.

드라마 PD들이 영화에 도전장을 내민 반대의 사례도 있다.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영화 ‘역린’으로 2014년 영화계에 진출했다. 당시 300만 관객 돌파에는 성공했지만, 화려함으로 점철된 비주얼 외에는 볼거리가 없어 지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의 성공에 비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2018년 영화 ‘완벽한 타인’이 흥행과 호평 두 가지 모두를 이뤄내며 재평가를 받았다.

2004년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성공 이후 극장판 ‘올드미스 다이어리’가 만들어졌다. 이 기회로 영화계에 진출한 김석윤 감독은 이후 ‘조선 명탐정’이라는 프랜차이즈 시리즈까지 만들어내며 활약했다. ‘송곳’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눈이 부시게’ 등 드라마 연출도 활발하게 하며 영역을 가리지 않고 활동 중이다.

이렇듯 바람직한 사례들이 있음에도 지금까지는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은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다. 영화 제작인들과 방송 제작인들의 플랫폼 이동은 특수한 상황에만 이뤄졌으며, 그 자체로 이슈가 됐다.

그러나 케이블이 생기고, 넷플릭스, 왓챠 등 OTT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플랫폼이 다양화됐고, 한 해에만 150여 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등 작품 숫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도전들도 이전과 다르게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영화 ‘스물’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새로운 도전을 했으며, ‘사라진 밤’을 연출했던 이창희 감독은 ‘타인의 지옥이다’로 드라마계에 진출했다.

박찬욱 감독과 김성훈 감독은 각각 왓챠와 넷플릭스로 호흡이 긴 드라마 연출의 기회를 얻었다. 박 감독은 영국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로 6부작 드라마를 완성했으며, 김성훈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으로 이용자들을 만났다. 이경미 감독과 김성호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드라마를 선보이기로 예정됐으며, 강효진 감독은 OCN을 통해 장르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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