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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퇴근길①] 더 이상 ‘사적’이지 않은 공연 후의 만남

  • 기사입력 2019-10-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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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전참시' 방송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무대 위의 배우를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생긴 문화가 바로 퇴근길이다. 공연을 마친 배우의 퇴근길을 기다렸다가 조금 더 밀착한 상태에서 인사를 하고, 응원을 건네는 관객들의 모습은 여느 공연장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뮤지컬계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다. 콘서트, 음악방송, 예능프로그램 등 다양한 곳에서 스타들의 출근 혹은 퇴근길을 맞이하는 팬들이 있다. 심지어 스포츠계에도 이 같은 문화는 존재한다. 해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에서처럼 ‘퇴근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는 않지만, 아티스트들 전용 출입구를 통해 이동하는 배우(혹은 가수)와 그 곳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팬들과 소통한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이 같은 문화가 ‘변질’ 되었다는 데 있다. 공연 후의 사적인 만남은, 결코 사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연장이 밀집해 있는 대학로를 걷다보면 좁은 길에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이 행렬은 다른 관객들의 통행을 방해한다. 공연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공연장을 박차고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문화가 ‘골칫거리’가 되기 전, 그러니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퇴근길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달랐다. 말 그대로 인사를 하고, 사인을 주고받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식이었다. 누군가의 ‘통제’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롭고 간소한 만남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퇴근길은 소속사와 팬클럽 운영진이 날짜와 시간을 잡고 관련 내용이 온라인에 사전 공지된다. 모여드는 팬덤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들을 ‘통제’해야 할 규칙과 인원이 필요케 된 것이다. 결국 지금의 퇴근길은 ‘공식’ 행사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한 뮤지컬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 관계자는 기존의 퇴근길 문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의 퇴근길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티켓파워를 가진 아이돌(가수)을 영입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퇴근길 문화가 조금씩 성격이 달라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의 퇴근길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문화를 즐기던 이들과는 다른 문화 소비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팬덤이 커지고, 주장이 강해지면서 누군가의 개입이 있어야 할 수준까지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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