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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녀들’보단 깊게 ‘알쓸신잡’보단 가볍게”…‘책 읽어드립니다’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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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함상범 기자] 책을 읽는 교양프로그램은 국내에 충분히 많았다. 하지만 책이라는 소재가 정적인 요소가 강해 TV매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KBS에서도 책 관련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모두 종영했다. 아울러 정보의 플랫폼이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넘어가고 있다. 책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때 다시 한 번 책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이 나왔다. tvN ‘책 읽어드립니다’가 그것이다.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의 토론이 점철된 일반적인 책 프로그램과 달리 ‘책 읽어드립니다’는 설민석 강사를 에이스로 내세웠다. 어떤 이야기든 재밌고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이야기꾼의 재주를 마음껏 활용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tvN이 하반기 새롭게 선보이는 ‘tvN 인사이트(Insight)’의 첫 번째 라인업으로, tvN 인사이트는 교양과 예능을 절묘하게 섞은 콘텐츠다. ‘어쩌다 어른’을 연출한 제작진과 설민석 강사가 책을 주제로 의기투합한 콘텐츠로 연예계 엘리트로 꼽히는 전현무, 가수 이적, 배우 문가영이 출연한다.

그런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스탠포드 호텔에서 tvN 새 예능프로그램 ‘책 읽어드립니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책 읽어드립니다’는 읽고 싶어서 구매했지만 다양한 이유로 완독하지 못한 스테디셀러 책들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설민석이 제작진이 선정한 스테디셀러를 관심만 있고 책을 읽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쉽고 재밌게 풀어서 설명한다. 이후 이 책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다른 전문가들이 설명한다.

정민식 PD는 “제가 ‘어쩌다 어른’을 4년 동안 만들면서 책의 중요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설민석과 여러 번 강연하면서 좋은 책 어려운 책을 설민석의 재밌는 화술로 쉽게 전달한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거기서 이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작은 것 하나만이라도 가져가면 좋겠다. 1시간 동안 책 한 권을 리뷰하고 재해석하는데 시청자들이 그 중 필요한 부분만 가져가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첫 방송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다. 유발 하라리만의 시선으로 인류의 성장과정을 지은 이 책은 다소 어렵거나 난해한 책으로 통용돼왔다. 이를 설민석이 짧은 시간 안에 깔끔하게 설명한다. 마치 책을 거의 다 읽은 기분이라는 게 출연자들의 한 목소리다.

설민석은 “교양이나 예능, 방송을 할 때 ‘어떻게 이걸 재밌고 웃기게 할까’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저 본질에 충실할 때 시청자들이 반응한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하는 설민석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주는 게 싱크로율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오롯이 책을 먼저 읽은 선배 역할이다. 부끄럽지만 제 재능을 통해 쉽고 재밌게 읽어주는 역할이 핵심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다양한 견해는 전문가 분들이 해주신다. 이번에 저는 가르치는 역할이 아니라 배우는 역할이다”며 “이 프로그램은 MBC ‘선을 넘는 녀석들’ 깊이 있고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로운 잡학사전’ 보다는 말랑말랑했으면 한다. 예능과 교양의 선을 넘나드는 재미와 의미를 잡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민석 PD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포인트로 책 선정을 꼽았다. 제작진, 출연자들의 직접 책 추천은 물론 자문 위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민석 PD는 “책 선정을 위해 도와주는 분들이 있다. 그 선정 기준에 공정성을 두기 위해 공개하지 않겠다. 책은 출판사마다 번역이 다를 것이다. 가장 원문과 비슷하게, 가장 쉽게 풀어낸 책을 선택하겠다”고 기준을 정했다.

이어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책을 쉽게 접하고 읽으시면 좋겠다. 1시간 동안 1권의 책을 소개하는 건, 더 늘어지거나 지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책 1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전현무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특유의 장점을 살려 가벼운 캐릭터를 이어간다. 바쁜 일정을 핑계로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 책을 읽지 않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독특한 계획을 밝혔다.

전현무는 “책을 읽지 않은 이유가 분명히 있다. 기존 책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책을 알고, 읽어왔다는 걸 전제로 해서 하다 보니 대부분 책을 읽지 않은 시청자가 접근하기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책을 안 읽어도, 앞으로 읽을 생각이 없어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내가 대다수 책을 읽지 않았을 시청자를 대변한다. 책을 안 읽고 왔기 때문에 헛소리도 한다. 다 읽어오면 자칫 우리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 우리만의 독서 토론회가 되는 걸 막기 위해 앞으로도 절대로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하겠다"고 말했다.

문가영은 20대의 시선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는다. tvN ‘문제적 남자’ 등에서 독서가로서의 이미지를 뽐낸 그는 그간 숱하게 읽은 저서를 바탕으로 젊은 세대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문가영은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 것이어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책을 워낙 좋아해서 즐거움이 더 크다. 첫 녹화를 해보니까 그 시간이 무척 귀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민석은 문가영에 대해 “제 인생의 절반만 살았는데 지식과 말씀이 많은 다 아버지 같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세대의 시선을 정확하게 얘기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제작진과 출연진은 시청률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입을 모았다.

정 PD는 “명분과 시청률을 잡아야하는데, 둘 중에 하나를 잡아야한다면 명분을 잡고 싶다. 프로그램의 순기능적인 것을 잘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고, 설민석 강사는 “책 읽기는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시대에 시민 들이 막중한 힘을 가지고 있다. 시민이 똑똑하면 이 나라가 바로 선다. 국민이 어리석으면 이 나라가 망국으로 간다. 그래서 생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을 한다. 진지한 각오로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전현무는 “TV도 책도 안 보는 시대에 이 프로그램이 TV를 켜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여러 가지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자부했다.

유발 하라리의 저서 ‘사피엔스’를 주제로 하는 ‘책 읽어드립니다’ 첫 방송은 24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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