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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보희와 녹양’, 무자극 전개가 선사하는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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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보희와 녹양'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영화 ‘보희와 녹양’은 자극 없는 전개로 편안함을 선사한다. 심각하고 거창한 고민이나 주제의식 없이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분명하다.

‘보희와 녹양’은 어느 날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을 알게 된 한 중학생 보희(안지호 분)가 단짝 친구 녹양(김주아 분)과 아버지를 찾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영화다.

영화는 풋풋한 청소년들의 고민을 섬세한 터치로 담아내 공감을 자아낸다. 새 남자친구가 생긴 엄마와 죽은 줄 알았던 아빠가 살아있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연이어 알게 된 보희의 진지한 방황은 그들에게는 심각한 일이겠으나 보는 이들에겐 그저 풋풋하고 귀여운 반항처럼 보여 잔잔한 미소가 지어진다.

섬세하고 예민한 남자 중학생 보희와 그런 보희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씩씩하고 당찬 여자 중학생 녹양. 두 단짝의 성격이 확실하고, 매력적으로 그려졌다는 점이 이번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보희 역을 맡은 안지호는 유약한 남자 중학생의 세심한 마음을 섬세하게 연기해 몰입도를 높인다. 엄마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떠난 아빠의 선택까지 감싸는, 쉽지 않은 감정을 과하지 않게 표현해 현실성을 높인다. 녹양 역을 맡은 김주안 역시 톡톡 튀는 매력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제 역할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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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보희와 녹양' 스틸



캐릭터의 매력에 비해 영화가 담은 내용은 다소 평범하다. 보희가 오랜만에 만난 이복 누나와 그 남자 친구의 등장 등 출생의 비밀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보희의 아빠가 가족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지나치게 뻔하다. 그럼에도 영화가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보희와 녹양 콤비가 만든 살아있는 활약이 주는 즐거움 때문이다.

그들이 아빠 찾는 여정을 통해 담기는 어른들의 현실적인 고민도 이를 대하는 두 아이의 따뜻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위로를 받게 된다. 혼자 아이를 키운 엄마의 외로움이나 지켜주는 어른들이 없어 외로운 이복 누나와 그의 남자 친구 역시 보희와 녹양의 순수하고 풋풋한 매력에 매료돼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자극적인 내용 하나 없이 전달되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은 곧 이 영화만이 가진 힘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만으로 보는 재미를 만들어낸 ‘보희와 녹양’은 저예산 영화의 좋은 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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