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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하나 불지핀 '연예인'부터 로버트 할리까지…연예계 마약史, 끊이지 않는 병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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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버트 할리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장수정 기자]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되면서 연예계 마약 사건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로버트 할리는 8일 오후 마약 투약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체포돼 9일 새벽 수원남부경찰서로 압송됐다. 경찰은 로버트 할리가 지난달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투여 사실과 판매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로버트 할리까지, 연예계 마약 사건이 연달아 터지는 상황이다. 불법 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구속된 정준영의 단체 대화방에서는 마약 관련 은어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갔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대화방에는 대마초를 뜻하는 ‘고기’와 엑스터시 합성마약을 의미하는 ‘캔디’라는 단어가 수차례 등장했다. 연예계 인사는 아니지만 박유천의 전 약혼자인 황하나 씨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된 후 “연예인 지인의 권유로 끊었던 마약을 다시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연예계로 수사가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스타들의 마약 투약 행위가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은 남다르기에 더욱 우려가 큰 상황이다. 마약 투약은 공공질서를 해칠 수 있는 사회적 범죄다. 대중의 모방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연예인의 경우는 그 무게감이 일반인과 확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계 마약 사건은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5명 이상의 연예인들이 마약을 투약했거나 사건에 연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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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탑 인스타그램, JTBC)



올해 3월 래퍼 쿠시가 마약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3월 18일 열린 선고기일에서 쿠시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과 보호관찰 및 약물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추징금 87만 5000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7년 11월부터 12월 12일까지 2차례 코카인을 흡입했고 세 번째로 코카인을 구하려다 적발됐다.

2018년 10월에는 배우 정석원이 마약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정석원은 호주 멜버른의 클럽에서 필로폰과 코카인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으며, 1심에서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치던 스타 셰프 이찬오도 2018년 9월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마초를 농축한 마약류 해시시를 해외에서 두 차례 밀수입해 소지, 세 차례 복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래퍼 씨잼은 동료 래퍼 바스코, 또 다른 연예인 지망생과 함께 대마초를 피우고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8월 대마초 흡연 혐의가 적발됐고, 당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룹 빅뱅의 탑 역시 대마초를 흡연해 대중의 실망감을 더했다. 2017년에는 탑이 과거 대마초를 흡연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로 인해 의경 복무 중 직위 해제됐다. 현재 탑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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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2016년엔 배우 최창엽과 쇼핑호스트 류재영이 구속되기도 했다. 류재영과 최창엽은 수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검거됐다. 두 사람 모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박봄은 마약 밀반입 의혹을 받았다. 그는 2014년 마약 밀반입 논란에 휩싸여 가수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2010년 국제특송 우편으로 미국에서 에더럴이란 의약품을 들여왔다는 혐의다. 박봄은 최근 열린 쇼케이스를 통해 "에더럴은 처방전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미국 FDA에서 정식으로 승인한 합법적인 의약품이다. 국내법으로는 마약류로 분류되는 항정신성 의약품으로 유통이 금지돼 있다. 당시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거듭 해명했다.

방송인 에이미 역시 박봄과 같은 해 마약 관련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2014년에 졸피뎀을 복용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미국 시민권자였던 에이미는 결국 출국 명령을 받았다.

배우 장미인애, 박시연, 이승연 등 여자 연예인들이 정맥주사용 마취유도제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해 2013년 적발된 바 있다. 그들은 당시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세 사람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일부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들이 연예계 생활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인기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 버리려 한다는 분석을 내놓곤 한다. 그러나 이같은 동정론은 더이상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연예인들이 인기를 ‘권력’처럼 생각하며 범죄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음을 보여준 정준영-승리 사태는, 공허함이나 부담보다는 연예계 인사들이 마약 투약조차도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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