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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뷰티인사이드’ 엄기엽 음악감독 “관제탑 키스신 땐 나도 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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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좌측 상단부터 '뷰티인사이드' OST 표지-엄기엽 음악감독-'뷰티인사이드' OST 라인업 순)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곽민구 기자] “자꾸 로맨틱 코미디 OST만 제안이 들어와 큰일입니다.”

tvN ‘또 오해영’, KBS ‘쌈, 마이웨이’, tvN ‘연애 말고 결혼’을 비롯해 JTBC ‘뷰티인사이드’까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OST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로코 OST 거장’로 불리는 소감을 묻자, 엄기엽 음악 감독은 걱정을 토로한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걸린 뿌듯함이 담긴 미소는 말과는 다른 그의 진심을 보여주고 있었다.

‘뷰티인사이드’가 서현진과 이민기의 로맨스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드라마의 시청률도 종반부터 상승곡선을 타며 ‘뷰티인사이드’는 JTBC 흥행 드라마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엄기엽 감독은 드라마의 이러한 상승세 이끈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발매된 '뷰티인사이드'의 네 번째 OST인 케이윌이 부른 ‘내 생에 아름다운’은 서현진과 이민기의 러브신에 삽입되며 극의 감성을 더했고 OST로는 드물게 음원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비치가 부른 ‘꿈처럼 내린’도 음원차트 2위를 차지했으며 로시, 빈센트, 웬디, 밴드 2morro가 부른 트랙들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어릴 때부터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들으며 현재의 모습을 꿈꿔왔다는 엄기엽 음악감독. 그러나 음악 감독으로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는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음악감독으로 5~10년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어떠한 문제 때문은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음악을 향한 엄격함 때문이었다.

“식상하지 않은, 저번보단 좋은 OST 음악을 선보이고 싶어요. 그걸 목표로 하다 보니 5~10년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음악 감독으로서는 엄격하지만, 한 명의 뮤지션으로서는 오랫동안 음악과의 동행을 꿈꾸는 엄기엽 감독. 그가 사랑하는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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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제공)



▲ ‘뷰티인사이드’ OST가 큰 사랑을 받았다. 기분이 어떤가

“OST가 잘되는 건 정말 기분이 좋아요. 드라마 시작 전 음악 미팅을 3~4번 하는데 연출 분과 내가 곡을 결정하고 가수를 선별 후 작업을 시작하죠. 요새 OST 시장이 안좋은데 비해 이번 ‘뷰티인사이드’ OST가 잘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이번 ‘뷰티인사이드’ OST 중 가장 만족스러운 곡은

“개인적으로는 케이윌이 부른 ‘내 생에 아름다운’을 처음 들었을 때 ‘이거다’ 싶었어요. 전체 회의에서 보류가 돼 마지막에서야 결정이 됐는데, 내 예상처럼 드라마에 잘 묻는 것 같아 더 뿌듯했습니다. OST로는 나오진 않았지만 드라마에 삽입된 2morro의 ‘RUN’도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2시간 만에 곡을 만들어 다음날 녹음을 했는데 드라마랑 잘 맞더라고요”

▲ OST의 작업 방법이 궁금하다

“빠르면 6개월, 늦어도 2~3개월 전에 시놉시스와 어느 정도의 대본을 미리 받고 1차 작업을 시작해요. 그중 먼저 공개될 OST를 제외하고는 방송을 시작하면서 수정 작업을 진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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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뷰티인사이드' 방송 캡처)



▲ 서현진과는 ‘또 오해영’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주연 배우를 떠올리며 OST 작업을 했을 텐데 감독님께 서현진은 어떤 느낌인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는 서현진씨가 아직 출연 확정이 아니었어요. 나중에 서현진씨의 주인공 발탁 소식을 듣고서는 서현진씨를 떠올리며 작업을 했죠. ‘또 오해영’ 때 서현진씨를 보면 털털하면서도 순진한데 현실적인 요즘 사람들의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뷰티인사이드’에서 서현진씨 역할이 성공한 배우였음에도 그런 느낌을 떠올리며 작업을 했어요. 그런데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 ‘뷰티인사이드’에서 배경음악이 서현진과 가장 잘 맞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어디인지

“관제탑에서 서현진과 이민기가 밀당을 하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키스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에서 다비치의 ‘꿈처럼 내린’이 흐르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장면을 보면서 닭살이 돋을 정도로 전율을 느꼈어요. 정말 잘 맞았던 거 같아요”

▲ 음악 감독으로서 지금까지 작품 중 음악이 가장 잘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솔직히 이야기하면 ‘또 오해영’ 1회 첫 신 프롤로그가 제일 좋았어요. 음향기사로 나오는 에릭의 소리를 따는 모습과 서현진의 애처로운 모습이 같이 가면서 음악이 흐르는데 뭉클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그 장면을 보고 이 드라마는 잘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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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또 오해영' 방송 캡처)



▲ OST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텐데, 어떤 반응이 나올 때 가장 좋은지

“댓글은 잘 보지 않는 편이라 내게 오는 피드백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제일 좋은 건 스태프들의 ‘음악이 좋다’는 메시지에요. 그런 메시지를 받으면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촬영 감독님이 촬영에 도움이 된다고 음원이 출시 되기 전 OST를 요청하시는데 그 음악을 듣고 메시지를 자주 보내주세요. 그리고 예전 ‘왕가네 식구들’ OST 중 조항조가 부른 ‘사랑찾아 인생찾아’라는 곡을 작업한 적이 있는데 당시 명절 때 휴게소마다 그 음악이 나온다며 어머님께서 기분 좋아하신 적이 있어요. 어머니가 좋아하시니 나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 ‘로코 OST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들으면 기분이 어떤가

“당연히 칭찬이니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사실 꼭 좋진 않아요. 그런 수식어를 들으면 다음 드라마를 하면서 더 부담이 되거든요. 그리고 ‘로코 OST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달리다 보니 최근에는 계속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음악만 의뢰가 들어와 좋아해야 하나 싫어해야 하나 잘 모르겠더라고요”

▲ 엄기엽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OST가 잘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로맨틱 코미디 OST는 대부분 송현욱 PD와 많이 했어요. 나와 송현욱 PD의 합이 잘 맞아서 인 것 같아요. 송현욱 PD가 음악을 좋아해 드라마에 음악을 많이 넣으려는 스타일 이다보니 내 음악을 잘 살려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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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이저세븐이엔엠 제공)



▲ 최근 밴드 2morro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드라마 음악감독을 하고 있지만 어릴 적부터 밴드를 오래 해왔어요. 그래서 항상 무대가 그럽더라고요. 밴드를 안한 지 7~8년 됐는데 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주위 아는 분들을 독려해 이번에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게 됐어요”

▲ 밴드 활동이 자신에게 어떤 도움을 주나

“드라마 OST는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걸 경험하게 해줘요. 또 드라마와 잘 맞았을 때의 희열, 감정 이입 등을 할 수 있게 해줘요. 그런가 하면 밴드는 직접 연주를 하면서 동료 간 우정을 쌓이고 합이 잘 맞았을 때의 희열을 느끼게 하죠”

▲ OST 작업을 하면서 힘들 때는 어떻게 위기를 넘기나

“엔니오 모리꼬네를 어릴 적부터 목표로 삼고 음악을 해왔어요. 그런 사람이 되길 원했죠. 그래서 지칠 때면 그분의 음악을 들으며 힐링을 하죠. 그의 음악이 제게는 큰 도움이 돼요”

▲ 아직 작업을 함께 해보지 못한 가수 중 꼭 함께 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강산에 씨와 꼭 한 번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그게 OST 작업이 아니더라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네요. 강산에씨가 가진 에너지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음악도 정말 잘하시고요. 뮤지션으로서 존경하는 분입니다”

▲ 음악감독과 밴드 뮤지션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것 같은데

“둘 다 오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음악 감독으로서 창작 활동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혼자 생각해 보는데 개인적으로는 5~10년 정도이지 않을까 싶어요. 식상 하지 않은, 지난 작품보다 좋은 음악을 선보이는 음악 감독이 되고 싶은데 그러려면 10년 이상은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밴드는 65세까지 하고 싶어요. 사실 밴드 세션 모두 다 유명한 분들인데 항상 이야기 하는게 ‘신인밴드가 되자’거든요. 페스티벌도 많이 했으면 좋겠고 체력이 되는 한 오래 활동을 하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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