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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시언 “연기는 현실, 아파트 대출금이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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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플레이어'에서 임병민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시언(사진=비에스컴퍼니)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배우 이시언은 지난달 OCN ‘플레이어’가 종영한 후로 이사 준비에 한창이다. 앞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주택 청약에 당첨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는 이시언은 이달 중 새 아파트에 살게 된다. 새 보금자리로의 이동은 올해 tvN ‘라이브’부터 OCN ‘플레이어’까지 두 작품에 출연하며 바쁘게 지낸 이시언에게 특별한 연말 선물이 될 터다. 동시에 “아파트 대출금이라는 원동력이 새로 생겼다”는 이시언이다. 그에게 연기는 곧 현실의 문제다. 그래서 역할의 크기나 비중에 욕심내지 않는다. 대신 작품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 자체에 행복감을 느끼며 쉬지 않고 달리겠다는 이시언을 만났다.

▲ ‘플레이어’ 종영 후 차기작 소식이 없네요?

“우선 이사 준비를 해야 해서요. 생각보다 신경쓸 게 많더라고요”

▲ 이달 중 새 집으로 이사하죠?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드린 적 있는 곳이에요. 당시에는 (아파트 터) 땅을 막 파고 있었을 때였는데 드디어 가게 되네요. 좋기도 하지만 부담도 돼요. 갑자기 큰 집으로 가려니까요. 아마 ‘나 혼자 산다’에서도 공개될 텐데 방송 이후에 이웃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까 염려스러운 것도 있고요”

▲ 지난 9월 오픈한 카페 ‘상도목장’ 운영도 쉽지 않겠습니다

“나는 촬영 없는 날만 가요. 전(前) 매니저가 점장을 맡고 있거든요. 이 친구가 어느 날 일을 관두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거예요. 매니저도 돈벌이가 쉬운 직업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형이 커피숍을 차릴 건데 기술 배워서 한 번 일해볼래?’라고 제안했죠”

▲ 연기 활동 외에 사업을 하는 이유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불안정성 때문인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만약 그랬으면 더 오래 전에 빚을 내서라도 시작했겠죠. 어느 날부터인가 머릿속에 ‘상도목장’이라는 이름이 생각났어요. 복고 풍의 인테리어에 맛있는 우유를 파는 커피숍을 가져보고 싶었어요”

▲ ‘플레이어’에 함께 출연한 송승헌이나 정수정(크리스탈)이 ‘상도목장’ 인증 사진을 올렸던데 작품 밖에서도 친분이 두터운 모양입니다

“‘플레이어’ 촬영 전에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어요. 대본 리딩 때 처음 봤죠. 그땐 걱정도 했어요. 사춘기 시절 TV에서 보고 자란 대선배가 있고 왠지 조심스러운 아이돌 출신의 배우가 있고, 또 신인 친구가 있다 보니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승헌 형이 맏형으로서 큰 역할을 하셨어요. 촬영 끝나면 다 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하시고요. 보통은 배우들 각자 식사하거든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서로가 편해지는 때가 오더라고요.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어느 순간 내가 승헌이 형 장난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고 있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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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에스컴퍼니)



▲ ‘플레이어’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밝혔다면서요?

“2년 전 기획 단계부터 ‘플레이어’를 알고 있었거든요. 글이 너무 좋은 거예요. 고재현 PD와도 작업하고 싶었고요. 특히 극 중 사기꾼·해커·드라이버·주먹요정의 캐릭터들이 팀을 이룬다는 설정이 재미있었어요. 그 중에서 내가 무슨 역할을 맡든간에 팀 플레이를 해보고 싶었죠. ‘플레이어’가 한국의 ‘오션스 일레븐’ 같은 느낌이잖아요. 배우로서 꼭 참여하고 싶은 작업이었죠”

▲ 천재 해커 임병민을 연기한 소감은 어땠나요?

“초반에 톤을 잡기가 힘들었어요. 실제로 ‘나 혼자 산다’에서의 나와 겹친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고민이었죠. 한편으로 보통 해커라고 하면 안경을 쓴 오타쿠를 떠올리잖아요. 나는 그런 정형화된 이미지를 피하고 싶었어요. 이런 점들을 PD님과 대화하며 잡아갔죠. 그런가 하면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병민으로서 감정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장면도 나와서 좋았습니다”

▲ 시즌2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승헌이 형이 해외에서 시즌2를 찍었으면 좋겠다던 인터뷰를 봤어요. 나도 찬성입니다(웃음) 작품을 할 때 군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군대에서는 내가 지내는 부대가 편한 것보다 내 옆에서 누가 자는지가 더 중요하거든요.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플레이어’는 모든 배우와 제작진이 착하고 좋은 분들이었기에 또 다시 작업하고 싶어요”

▲ ‘플레이어’에 앞서 tvN ‘라이브’까지 올해 출연한 작품 모두 흥행했네요?

“기쁜 한편으로 결과가 좋으면 불안하기도 해요. 다음 작품도 잘 되어야 할텐데…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계속 잘되고 싶은 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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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비에스컴퍼니)



▲ ‘라이브’ 강남일 역은 기존에 보여준 모습과 전혀 달라서 인상 깊었습니다

“사실 비중이 많은 캐릭터는 아니라 내가 나온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어요(웃음) 하지만 나는 강남일을 좋아해요. 연기하는 동안 행복했거든요. 물론 자식이 세 명이나 있는 가장 역할은 처음이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심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대본에 철저히 의지했어요.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죠. 노희경 작가님을 100% 믿었어요. 작가님 작품에 참여해봤다는 것만으로 인생의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 노희경 작가에게 들은 캐스팅 이유가 있다면서요?

“작가님에게 직접 여쭤봤어요. 왜 나를 캐스팅했느냐고요. 그랬더니 이전에 내가 연기한 걸 본 적은 있는데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대요. 작가님이 쓰는 톤에 비해 내 호흡이 많이 올라가 있더라는 거죠. 그런데 어느 날 ‘나 혼자 산다’를 보는데 내가 멍 때리고 TV를 보더래요. 그 모습이 강남일이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답니다. 작가님이 처음에 출연을 제안하실 때 ‘역할이 작은데 이해해줄 수 있겠냐’고 물으셨어요. 나는 너무 영광이라고 답했고요. 작가님이나 김규태 PD님과의 작업이라면 한 장면만 있어도 출연하겠다고까지 했어요”

▲ ‘나 혼자 산다’가 행운을 가져다 준 셈이군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내가 좀 더 알려진 게 사실입니다. 촬영하면서도 힐링을 받아요. 드라마 촬영으로 피로가 쌓여도 ‘나 혼자 산다’ 스튜디오에 가면 웃음이 나와요.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이 다른 예능에 나가면 좀 섭섭할 때도 있어요(웃음). 멤버들이 드라마 모니터링도 잘해줘요. 바빠서 못 챙겨볼 법도 한데 꼭 한두편은 보고 연락해줘요. ‘플레이어’를 보고서는 ‘고생 많겠다’ ‘잘하고 있다’면서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줬죠. 앞으로도 ‘나 혼자 산다’가 나를 필요로 하는 한 계속 출연하고 싶어요. 그게 내가 의리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결혼 계획은 없습니까?

“아직은 두려워요. 배우라는 직업이 그렇잖아요. 나 혼자 먹고 살기에는 충분한데 미래의 부인·아기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걱정이 들죠. 그때에도 내가 지금처럼 일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특히나 요즘 이사를 준비하면서 눈앞에 현실이 닥치니까 걱정이 많아져요”

▲ ‘신 스틸러’로 활약하다가 ‘플레이어’에서는 주연까지 맡았는데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고 싶다는 욕심은 없나요?

“예전에는 좀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만 쫓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꼭 최고가 되어야만 매일이 즐거워야만 인생이 아니잖아요. 이제는 더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있어요. 되는대로, 누군가 시켜주는대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됐달까요. 일단 지금 내 연기 인생의 원동력은 아파트 대출금이에요. 이게 현실이에요. 대출금 갚으려면 열심히 해서 다른 작품에 또 캐스팅되도록 해야죠. 또 다른 목표가 생겨서 좋습니다. 굉장히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어요. 하하”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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