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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나영 “원빈, ‘뷰티풀데이즈’ 돈 주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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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사진=이든나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요”

의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 신비주의 스타 이나영은 없었다. 차갑고 말도 없을 것 같았던 이나영은 일이지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힐링이 된다고 했다. 외적으로 변함이 없다는 칭찬에 “옷으로 잘 가리고 다닌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말 한 마디마다 소박함과 털털함이 묻어나온다.

연기에 대한 욕심도 상당했다. 끊임없이 영화를 봤고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뛰어들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 긴 고민 끝에 선택한 작품은 ‘뷰티풀 데이즈’였다. 탈북 여성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에서 이나영은 6년이라는 긴 공백기가 무색한 연기를 펼친다.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만남이다.

▲ 긴 공백기 끝에 선택한 작품이에요. ‘뷰티풀 데이즈’를 선택하기까지 어땠나요?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해요. 거친 느낌도 있고 구성도 마음에 들었어요. 아마 ‘뷰티풀 데이즈’라면 예전에 제안이 왔어도 했을 거예요. 꼭 지금이라서가 선택한 게 아니에요. 안할 이유가 없었어요. 윤재호 감독에 대해 잘 모른 상황에서 글을 받았어요. 어떤 엄마를 그리고 싶은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전작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니까 답이 나오더라고요. 그냥 탈북자를 단순하게 소재로 쓴 게 아니라 실제로 5년간 함께 생활을 해보고 만든 작품들이에요. 확실한 생각이 있겠구나 싶었죠”

▲ 노개런티로 출연해서 화제였어요. 작품 선택하는데 전혀 영향을 안 미쳤나요?

“전혀요. 워낙 예산도 적었고 이런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예산이 적더라도 웰메이드를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가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재밌고 잘 만들어야 다양성 영화가 나올 수 있을테니까요”

▲ 결과물은 만족스러웠어요?

“가편집 봤을 때 표현이 불친절하더라고요. 그 땐 색보정도 안된 상황이었어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봤을 땐 연기하면서 조금 더 감정을 줬던 부분이 있었는데 다 편집했더라고요. 근데 그게 더 좋았어요. 영화가 끝나고 나서 앞을 더 생각하게 될 것 같더라고요”

▲ 극 중 엄마로 나오잖아요. 엄마로 느끼는 감정에 실제 경험도 영향을 줬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아이를 키우면서 도움이 된 부분이 있나요?

“잘 모르겠지만 은연 중에 마음이나 감성에 어느 일부분이 들어 왔겠죠? 난 아직 엄마로 초창기이고 이제 경험을 해야 하겠지만. 오히려 한 여성의 역사가 길어서 그 부분에 집중을 해야 했어요. 탈북을 한 10대엔 힘든 과정을 감당할 수 없는 소녀 감성을, 20대에 아이를 버린 후 동물적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했어요. 현재는 뭐가 와도 담담하게 받아들이죠. 그렇게 감정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30대를 연기할 땐 대본을 계속 봤어요.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가 잊어버릴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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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 중 엄마를 어떤 캐릭터라고 봤는지 궁금해요. 혹시 참고한 자료도 있나요?

“그 전에도 살아왔지만 앞으로도 살아가야 하는 여자가 생각했어요. 일단 윤재호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다큐멘터리를 봤고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송해성 감독님이 ‘찔레꽃’이라는 책을 추천해줬어요. 감정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됐죠”

▲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요

“10대와 20대엔 그래도 소리도 지르잖아요. 사건이 벌어지니까 그거에 몰입을 하면 되는데 현재는 그게 어려웠어요. 이 여성의 역사를 안고 눌러서 눈빛으로 보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눈동자 연기를 좋아하거든요(웃음). 그래서 내 나름대로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했어요”

▲ 유독 밥 먹는 신이 많아요

“윤재호 감독의 의도가 분명했죠. 아무래도 윤재호 감독이 그리는 가족상인 것 같아요. 아이 밥에 국을 퍼주는 건 내 아이디어에요”

▲ 신인인 장동윤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사투리, 중국어 등 서로 준비하는 게 워낙 많아서 자기 것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준비 기간도 짧았고요. 정직하고 듬직했어요. 이 영화 때문에 중국어를 배웠다는데 안정되게 잘 하더라고요. 첫 영화인데도 불안해 보이지 않았어요. 극 중에서 친한 관계가 아니기도 했고 젠첸은 감정 기복이 크잖아요. 그걸 깰까봐 현장에선 말도 못 건네겠더라고요”

▲ 엄마로서 공감했던 부분이 있다면요?

“육아는 어렵다? 근데 그 육아조차도 그 안에서 끝에 행복이 있잖아요. 그래서 뿌듯함이 있고. 그래도 난 육아를 가족들이 많이 도와줘서요. 남편도 최대한 많이 같이 하려고 해요. 날 못 믿어서 그런가(웃음)”

▲ 남편인 원빈 씨는 영화를 봤나요?

“아직 개봉을 못해서 못 보고 예고편만 봤어요. 시나리오는 보고 좋다며 추천을 했고요. 예고편 보고 좋아하더라고요. 개봉하면 돈 주고 보라고 했어요(웃음). 가슴에 많은 걸 담고 연기해야 하는 걸 같은 배우로서 알잖아요. 그런 점에서 힘들고 어렵겠다고 하더라고요. 조언이라기 보단 같이 이야기를 많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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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백기가 많이 길었죠. 그런데도 대중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배우인 것 같아요.

“오히려 죄송하죠. 그래도 보고싶어 해주시니까요. 확신이 안 섰어요. 하기 위해서 하는 느낌은 주기 싫었거든요. 관객들에게 이야기라는 걸 던질 수 있고 확신을 주고 싶었어요.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내 자신이 헷갈리기도 하고 확신이 없었어요. 호흡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더라고요. 그게 더 팬들을 배신하지 않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 ‘뷰티풀 데이즈’는 결국엔 희망적 메시지가 담겼잖아요. 본인에겐 어떤 의미가 있나요?

“결국은 행복하고도 연관이 되어 있어요. 예전부터 인간이 행복을 위해 살고 있나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 행복이 상황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각자가 다 다른데 결국 얻어가는 건 그 안에서 만족도의 기준 차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이라면 소소한 것에 감사하는 편이에요. (소확행이 있으신가요?)‘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오늘 처음 들었어요. 올해 트렌드라는데 11월에서야 알았네요(웃음). 거하지 않더라도 뭐 하나를 맛있게 먹었을 때요!”

▲ 행복의 기준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은 달라질 것 같아요

“20대와 30대는 비슷한 것 같아요. 오히려 연기를 하면서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거든요. 그러면서 찾은 게 내 안에서의 기준과 소소함에서 찾는 행복이에요. 10대 때에는 그냥 막연했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19살에 데뷔했는데 정신없이 왔어요”

▲ 결혼을 기점으로 보는 눈이 달라졌거나 더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나요?

“오히려 공간, 상황에 따라 달라졌지 그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평소 취미가 없어요. 유일하게 관심있는 게 영화 보는 거예요. 항상 영화를 보면서 위안을 받아요. 호러는 잘 못 보지만 나머진 다 잘 봐요. 확실히 배우에게 집중되는 영화를 보면 더 끓어오르는 게 있고요. 욕심도 나고 배우려고 돌려보기도 해요”

▲ 최근 드라마 촬영을 시작했잖아요. 오랜만에 드라마인데?

“되게 긴장돼요. 화질도 좋아져서 포커스 아웃 좀 시켜달라고 하고 있어요(웃음). 코미디 영화도 좋아하고 예능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코미디 연기가 제일 어려워요. 밝은 걸 하려니 스스로 어렵더라고요. 드라마가 끝나곤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뷰티풀 데이즈’ 같은 작품이라면 언제든지, 노 개런티라도 나올 거예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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