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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최고의 이혼', 현실적이라 더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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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결혼이란 과연 무엇일까. ‘최고의 이혼’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질문을 던졌다.

8일 첫 선을 보인 KBS2 새 월화드라마 ‘최고의 이혼’(연출 유현기·극본 문정민)은 사랑과 결혼, 가족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를 유쾌하고 솔직하게 담은 작품이다. 동명의 인기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며 결혼과 이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특히 ‘최고의 이혼’은 차태현과 배두나의 만남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바, 첫 방송 역시 두 사람의 열연이 현실감을 높이고 극을 몰입도 있게 이끌었다.

■ 스토리

조석무(차태현)와 강휘루(배두나)는 결혼한 지 3년 된 부부다. 아직은 한창 깨가 쏟아질 시기지만 사소한 생활습관부터 2세에 대한 생각까지 맞는 부분이 없는 탓에 매일을 다투고 신경전을 벌인다. 그렇게 두 사람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은 막막한 마음과 다정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안은 채 살아간다. 그러던 중 조석무는 대학 시절 사귀었던 전 여자친구 진유영(이엘)과 10년 만에 재회한다. 다시 만난 조석무와 진유영이 함께 식사를 하며 옛 추억을 회상하던 때, 강휘루는 자신이 운영 중인 게스트하우스에 찾아온 한 남성 손님 때문에 겁에 질린다. 이에 조석무에게 빨리 들어와 달라는 메시지를 남기지만 조석무가 돌아왔을 때 강휘루는 아무 일 없는 듯이 침실에 누워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강휘루는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조석무에게 “이제 당신 필요 없다”는 말과 함께 이혼 서류를 내민다.

■ 첫방 업&다운

UP: 차태현과 배두나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차태현과 배두나는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홀로 연기하는 신에서도 화면을 꽉 채우는 존재감을 드러냈고 함께 연기 합을 맞출 때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차태현은 과거 회상신이나 진유영을 마주하는 장면에서 다정하고 선한 아우라로 은근한 설렘을 안겼다. 동시에 일에 치이고 아내 강휘루와 사사건건 부딪히며 더욱 예민해진 조석무의 까칠한 면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배두나 역시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느긋하고 만사태평에 조금은 주책없는 강휘루 캐릭터를 겉모습부터 완벽히 표현했다. 특히 엔딩신에서 강휘루가 조석무에게 이혼을 선언한 뒤 “완전 개운하다”고 말하며 웃는 장면은 배두나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너무 다른 성향 탓에 싸우고 멀어지는 현실에 지친 강휘루의 마음을 온전히 전달한 터. 이렇게 캐릭터에 마침맞은 연기를 선보이는 차태현과 배두나가 만나니 서로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이 쌓여가는 조석무-강휘루 부부의 갈등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극 중 등장하는 현실 공감 대사들은 딱히 힘을 주지 않아도 묵직한 울림을 주는 두 배우의 연기 덕택에 더욱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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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방송화면)


DOWN: 자판기 회사 영업 직원이었던 원작과 달리 한국판 '최고의 이혼'에선 남자 주인공의 직업을 경비 서비스 업체 직원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조석무가 고객들에게 치이는 모습을 너무 과하게 표현해 현실성 떨어진다. 극은 현실에 지친 조석무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고객들의 '갑질'을 선택했다. 하지만 경비 서비스 업체 직원을 부르며 배달 온 우유를 대문 안으로 넣어 달라고 요구하거나 출동을 늦게 했다는 이유로 뜨거운 커피를 끼얹는 고객들의 모습은 조금 과장되게 느껴졌다. ‘최고의 이혼’은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이다. 시청자들이 조석무와 강휘루의 상황에 공감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극의 의도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석무와 강휘루의 결혼 생활뿐만 아니라 직장 문제 등 다른 대목 역시 현실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시청자의 눈

“강휘루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 같았다” “결혼은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유지가 안 되나 보다” “같이 살게 되면 상대방의 사소한 생활습관들이 정말 크게 다가온다” “나와 다른 성격에 끌려서 결혼하고 그 다름 때문에 이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등 극 중 조석무와 강휘루가 겪는 갈등에 공감을 표하는 반응이 다수다. 또한 “배두나 연기 너무 좋다” “마지막 신에 나온 배두나 대사에 울컥했다” “배두나 연기는 사람을 빠져 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차태현 생활 연기는 역시 믿고 본다” “차태현이 까칠한 캐릭터를 연기하니 신선하다” 등 배두나와 차태현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담백하게 흘러갔던 원작의 전개를 떠올리며 “감정신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기도 해 원작을 어떻게 국내 정서에 맞게 재해석할 것인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흥행 가능성

‘최고의 이혼’은 동시간대 방영한 지상파 드라마 중 2위를 차지하며 출발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최고의 이혼’ 1~2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3.2% 4.0%를 각각 기록했다. 지상파 월화극 1위를 지키고 있는 SBS ‘여우각시별’ 시청률(5~6회 평균 7.9%)과 차이가 적지 않으며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던 전작 ‘러블리 호러블리’ 첫 방송 시청률(1~2회 평균 4.9%)보다도 낮은 수치다.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차태현과 배두나의 출연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첫 성적표다. 여기에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되는 케이블 채널 tvN ‘백일의 낭군님’, JTBC ‘뷰티 인사이드’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의 이혼'이 경쟁해야 할 상대들이 막강하다. 기대에 비해선 아쉬운 출발이나 첫 방송부터 결혼 생활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혼 선언 이후에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시청률 반등을 노려볼 만 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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