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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뷰] ‘데뷔 20주년’ 신화의 도약, 희망으로 넘긴 새로운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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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확실히 변했다” 신화 데뷔 20주년 콘서트에서 강렬하게 느낀 감상이다. 신화는 꾸준히 변해왔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느낀 변화는 이전의 것들과는 사뭇 달랐다. 신화가 앞으로도 계속 활동을 하기 위해 탄탄한 도움닫기를 해왔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또 다른 비상에 나섰음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신화는 지난 6일에 이어 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데뷔 20주년 콘서트 ‘하트(Heart)’를 열고 팬들과 만났다.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여서 그런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자리를 구석구석 메운 팬들은 공연 내내 팬들은 평소보다 훨씬 열정적인 함성소리와 떼창을 보여줬다. 이전보다 늘어난 남성 팬들의 반응 역시 뜨거워 놀라움을 줬다.

신화 역시 마찬가지로 공연 초반부터 마치 앙코르 무대 같은 기운을 내뿜었다. 신화는 ‘올 유어 드림스(All your dreams)’ ‘슈퍼 파워(Super power)’ ‘유어 맨(Your man)’부터 ‘런(run)’ ‘아이 프레이 포 유(I pray 4U)’ ‘우리’ ‘와일드 아이즈(Wild eyes)’ ‘표적’ ‘디스 러브(This love)’ ‘브랜드 뉴(Brand new)’ 다양한 무대와 편곡을 선보였다. 대표곡들은 빼먹지 않으면서도 새로움을 더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세트리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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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컴퍼니 제공)



■ “최초 공개부터 어쿠스틱까지” 21년차 신화의 무대

최근 발표한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하트’의 곡들과 콘서트에서 처음 부르는 무대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화는 신곡 퍼포먼스를 통해 절제된 섹시미를 보여줘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오래 전에 발표됐지만 처음 선보이는 ‘너 사랑 안에’와 팬들이 꼭 듣고 싶은 노래로 선정된 ‘트리핀(Trippin)’은 신화창조(팬클럽명)의 염원을 이뤄준 선곡으로, 마치 꿈 같은 무대로 남을 순간들이었다.

어쿠스틱 메들리는 언제나 신나게 뛰어 노는 신화의 공연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구성이다. 앞서 신화는 지난 3월 열린 팬 파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세트리스트의 한 파트로 짰다. 이런 장르적인 변화는 그간의 앨범을 통해서도 드러내오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 공연에까지 적용한 시도는 더 적극적인 태도로 다가온다.

신화는 연달아 몰아치는 퍼포먼스에도 가쁜 숨 한 번 몰아쉬지 않았다. 날이 갈수록 더욱 완벽해지는 라이브 실력은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게 했다. 특히 랩 포지션 멤버들의 마이크 볼륨이 작고, 전체적으로 소리가 웅웅 울리는 듯한 음향이 개선돼 깔끔하고 균형감 있는 소리를 뽑아낸 것 또한 눈에 띄었다. 아울러 LED 박스와 거대한 샹들리에 같은 종 모양의 구조물, 깔끔한 대형로고, 조명과 VCR 화면으로 보이는 카메라 워킹 등은 이전보다 세련미 넘쳤다.

데뷔 후 10년, 20년 셀 수 없이 많은 콘서트를 해온 가수라면 어느 순간부터 익숙한 틀이 생기기 마련이다. 무대와 무대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하는 인트로 편곡부터 공연 흐름과 짜임새, 심지어 무대장치까지 예상되는 지점이 분명 생긴다. 그렇기에 오랜 연차를 지닌 이들에게도 분명 ‘성장’이라는 단어는 필요하다. 멤버들 역시 “오랫동안 활동하다 보니 생각이 정체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 아이디어를 주면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겠다”고 솔직하게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오랜 고민을 거쳤음을 보여주는 무대는 신화의 성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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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컴퍼니 제공)



■ 신화, ‘희망’으로 넘긴 새로운 페이지

음악적인 점 뿐만 아니라 팬들과 더 가깝게 호흡하려는 정성도 느껴졌다. 신화는 각 돌출 무대를 연결한 라운드 무대를 통해 스탠딩석을 비롯한 모든 팬들과 꼼꼼히 눈을 맞췄다. 이곳 무대에 오른 빈도도 상당히 높았다. 멤버들은 첫 회 공연에서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팬들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낯을 가려서 그런다”고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이런 멤버들의 말은 결코 가볍게 들리지는 않았다. ‘20년’이라는 숫자가 쉽게 소비되는 동안 신화와 그들을 바라보는 이들은 산전수전을 겪었다. 가요계는 늘 폭풍 같았고 누군가는 떠나가기도 찾아오기도 했다. 심지어 공연에서 멤버들은 앤디가 예능국 PD들을 직접 만나고 다닌다며 현실적인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니 오랜 친구 같던 이들이 한순간 생경하게 느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신화는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신화창조로 들었다.

그래서 신화는 신화창조를 위해, 이런 현실에 불안해하기보다 희망을 만들어내는 쪽을 택했다. 본인들이 변하기로 한 것이다. 신화는 21년차 그룹이 된 이 시점에서 그 모든 것을 뒤바꿨다. 이번에 개최된 데뷔 20주년 공연이 이를 증명한다. 신혜성은 공연 말미 “이 나이가 되도록 무대 위에서 힘도 얻고 감동도 받는 내가 너무 좋다”면서 울컥했다. 전진 또한 “20년 동안 한 가수를 좋아해주는 팬들을 보는 걸 어느 누가 경험할 수 있을까 싶다. 오늘 이 순간도 추억이 될 테고 시간이 흐를 거다”라고, 이민우는 “여섯 명이서 좋은 음악 들려드리며 끝까지 달리겠다”고 말했다.

신화의 노래 ‘슈팅스타(Shooting star)’에서 늘 팬들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한 구절이 귓가에 맴돈다. “나아가 언제까지나 신화!” 이들이 보여주는 건 순간에 멈춰있는 ‘최장수 아이돌 신화’가 아니라, ‘나아가고 있는 신화’의 모습이었다. 신화는 그렇게 자리를 지켜왔고 비로소 새로운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니 이들의 또 다른 도약은 불안이 아닌 곧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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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컴퍼니 제공)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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