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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자Pick] 지바노프·나이트오프·테테, 흉내낼 수 없는 깊은 호흡
하루에도 수십 명의 가수가 최신 차트에 이름을 올립니다. 음악의 취향은 각기 다르고 정성이 담기지 않은 음악 하나 없다고 하지만요. 속도에 휩쓸려 스치는 것 중 마음을 사로잡는 앨범은 어떻게 발견할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놓친 앨범은 다시 보고 ‘찜’한 앨범은 한 번 더 되새기는 선택형 플레이리스트.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2018년 7월 첫째 주(6월 25일 월요일~7월 1일 일요일)의 앨범은 샤이니, 지바노프, 마틴스미스X리나(위키미키), 나이트오프, 테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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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이니 정규 ‘The Story of Light’ EP.3 | 2018.6.25.

샤이니가 정규 6집 앨범의 세 번째 조각을 맞췄다. 이번 타이틀곡 ‘네가 남겨둔 말’은 앞서 보여준 ‘데리러 가’ ‘아이 원트 유(I Want You)’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이전 곡들은 SM엔터테인먼트와 샤이니 특유의 힘 있는 청량함을 담는다. 조금만 들어도 에너지 가득한 멜로디가 귀에 확 박힌다. 반면 ‘네가 남겨둔 말’은 조용히, 그러나 깊숙이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노래는 계단식으로 진행된다. 도입부는 차분하게 시작하지만 후렴구에 다다를수록 점점 감정이 폭발한다. 그리고는 도입부보다 조금 고조되어 있는 상태로 가라앉고 다시 또 치고 올라간다. 가사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내용에는 먼저 떠난 멤버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어떻게도 설명할 수 없는 그 마음이 꾹꾹 눌러 담겨 있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뿜어내는 진심은 눈물 나도록 아름답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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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바노프 미니 ‘주마등 : 走馬燈’ | 2018.6.27.

지바노프는 정규앨범을 내기 전, 6월까지 미니앨범 하나를 더 내고 싶다고 했고 실제로 목표를 이뤘다. 이렇게 욕심을 냈던 것은 하고 싶은 말이 있었기 때문일까. 이번 앨범은 지바노프가 본인의 감정을 다룬 것에서 더 나아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일궈낸 과정들을 담아낸 듯하다. 피아노 연주와 아이들 소리로 시작되는 선공개곡 ‘굿 플레이스(Good Place)’는 도입부부터 인상적이다. ‘아무도 나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로 시작해 ‘결국 나의 잘못’ 그리고 ‘나만 다른 곳에 도착한 걸까’로 끝나는 흐름은 서사적이다. 타이틀곡 ‘마냥’은 좀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다. 어린 시절 꿈꿨던 어른의 모습이 여전히 멀리 있다는 내용을 풀어내는데 “알고 보니 기나긴 꿈”으로 끝난다. 이 외 다른 트랙들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추억과 그로부터 나오는 일종의 허무, 그리고 한숨은 ‘아련한 기억’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깊다. 한 곡 한 곡을 듣다 보면 왜 앨범 제목이 ‘주마등’인지, 앨범 커버 속 캐릭터는 왜 이렇게 상처 받은 모습인지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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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스미스X리나 싱글 ‘FM201.8-06Hz : 집 앞’ | 2018.6.27.

판타지오뮤직의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곡이다. ‘집 앞’은 러브송의 단골 소재인 ‘썸’을 다룬 곡이다. 집 앞에서 보자는 이유를 눈치채고 있는 여자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남자의 심경이 번갈아가며 나온다. 이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설렘을 고조시키는 데 한 몫 한다. 아쉬운 점은 마틴스미스나 리나나 노래와 곡의 주제와 잘 어울리는데, 아이러니하게 이들의 목소리는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틴스미스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리나의 통통 튀는 매력은 듀엣 러브송에서 흔히 사용하는 조합이다. 그럼에도 두 다른 매력은 교집합이 없어 오히려 서로 따로 노는 모양새를 만든다. 예상되는 멜로디 또한 기대를 낮춘다. 러브송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가볍게 듣기 좋을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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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 오프 싱글 ‘Take A Night Off’ | 2018.6.28.

나이트 오프는 밴드 못(Mot)의 이이언과 언니네이발관 이능룡의 프로젝트 팀이다. 첫 앨범 수록곡들은 서로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듯하지만 여유로운 호흡이 노래와 팀을 하나로 묶는다. 이별 후 담담해진 감정을 담은 타이틀곡 ‘리뷰’는 마치 혼잣말 같은 곡이다. 노래 속 지칭하는 ‘그대’는 있지만 노래는 결코 그 곳에 가 닿을 수 없다. 이미 가라앉은 마음이기에 닿을 필요도 없다. 뜨겁게 불타오른 뒤 남은 재가 흩날리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오늘의 날씨는 실패다’는 ‘리뷰’보다 밴드 사운드가 짙다. 화자는 달려가는 고양이를 바라보고, 골목길을 돌아볼까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뭔가 생각이 나다 말았다”로 귀결되는데, 그걸 “오늘의 날씨는 실패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웃프다.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중간의 상태를 붕 떠 있는 독특한 멜로디의 흐름으로 표현한 것이 재미를 더한다. 나이트 오프의 첫 앨범은 역시. 화려한 외관은 없지만 '역시'를 외칠 만큼 탄탄한 내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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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테 싱글 ‘여름 어딘가에’ | 2018.6.30.

4년 만에 돌아온 테테가 올해는 활발하게 앨범을 내고 있다. 이번 신곡 ‘여름 어딘가에’는 지난 3월에 낸 곡 ‘봄을 스치다’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그는 아직 따뜻해지지 않은 계절에 스치는 봄을 노래했다. 그리고 날이 더 뜨거워지기 전 ‘여름 어딘가에’를 내놨다. 두 곡 다 테테만의 온기가 느껴지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여름 그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 테테는 여름날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 느릿느릿한 멜로디에 차분히 얹는 목소리는 “한여름 타오른 석양빛에 안겨/너라는 꿈속을 헤엄쳐 흐르며”라는 구절이 갖고 있는 분위기를 생생하게 표현한다. ‘조용함=슬픈 노래’ 공식을 깨는 테테의 능력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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