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수정 기자] 독일 골키퍼 노이어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승리를 돕는 역할을 했다.

지난 27일 오후(한국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예선 한국-독일 경기가 열렸다. 한국의 김영권, 손흥민이 후반전 연달아 골을 넣으며 2:0을 기록, 한국이 기적의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김영권, 손흥민만큼 무실점을 기록한 한국의 골키퍼 조현우에게도 찬사가 쏟아졌다. 반면, 독일의 골키퍼 노이어에게는 세계 축구 팬들의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노이어가 골문을 비우고 한국 골대까지 진출한 사이,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후 노이어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듯 했다. SNS 계정에 "미안하다(sorry)"라고 적은 것. 또한,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고, 절대적인 의지가 부족했다"며 독일 골키퍼이자 주장으로서의 부진을 인정했다.

공격수를 향한 노이어의 열망은 유명하다. 실제로 노이어는 골키퍼이지만 공격수만큼의 역할을 한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전문가들은 노이어의 빌드업 실력을 높이 사고 있다.

노이어 역시 어릴 때는 "빌드 플레이어를 꿈꿨다"고 밝힌 바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FIFA 공식 채널과 가진 인터뷰에서다. 노이어는 "(골키퍼를) 하라고 해서 하게 됐다"며 "처음 클럽에 들어가게 된 4살, (경기장) 바닥이 딱딱했다. 아무도 그런 바닥에서 골키퍼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결국, 골키퍼를 좋아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한국 독일 경기에서는 노이어의 욕심이 다소 과했다는 지적이다. 영국 BBC의 사회자 크리스 서튼은 노이어의 행동을 두고 "불명예스럽고 치욕적"이라고 혹평했으며, 한국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는 2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옛날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면서 "노이어는 좀 더 배워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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