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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진의 빗장열기] ②칸토, 래퍼의 영역을 확장하다
기자는 아티스트 작품을 대중이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을 합니다. 그런 만큼 아티스트와 직접 교류가 잦죠. 새 작품 활동에 들어가거나 끝났을 때, 신보를 발매했을 때, 또 특정 소식을 전하고자 할 때 주로 만남이 이뤄집니다. 그중 인터뷰는 공식적인 교류의 장(場)입니다. 인터뷰에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하지만 때론 관계에서 오는 조심스러움에 진솔한 이야기가 묻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빗장열기’에선 격식을 내려놓고 반말을 사용함으로써 좀 더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①에서 이어집니다.

칸토는 엠넷 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시즌2로 얼굴을 알린 래퍼입니다. 최근엔 KBS2 ‘더유닛’ 출연으로 수많은 소녀팬들을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쇼미더머니’ 출연 당시 갓 스무 살이었던 칸토는 꽃미남 외모에 중저음의 묵직한 래핑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후 래퍼로서 꾸준히 활동을 펼치던 그가 돌연 아이돌 재기 프로그램 ‘더유닛’에 등장했습니다. 출연 자체도 의외였는데 방송을 보니 더 의외였죠. 랩 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춤과 팀워크까지 뭐하나 빠질 게 없던 모습이었습니다. 칸토는 생각보다 유연한 마인드를 지닌 아티스트입니다. 또 자신이 할 수 것들을 대중에게 다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 많은 래퍼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실천하는 용기까지 있죠. 이번에 새로 발매한 신보 ‘REPETITION(레피티션)’에도 그의 욕심과 노력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다재다능한 래퍼 칸토, 그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의 이름은 ‘한’으로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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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토, 비행기처럼 날아오를 앞으로

“칸토를 ‘쇼미더머니2’에서 처음 본 기억이 아직도 뚜렷해(한)”


“난 방송을 끝까지 다 못 봤어. 배 아파서(웃음). 그때 너무 마음이 아팠거든. 또 어릴 때라서. 스무 살이었거든. 고등학생 나이에 제작진과 미팅했어. 졸업 전에 촬영을 했거든”

“그때 꽃미남 래퍼로 유명세를 치렀잖아(한)”

“그때는 그게 싫었어. 회사에서 어느 쪽으로든 부각을 시키면 좋으니까 그런 쪽(꽃미남)으로 부각을 시켰어. 그때는 ‘힙부심’(힙합 자부심)이 있을 때여서 좀 싫었어. 어리기도 어렸고 그래서 별로 행복하지 않았어”

“래퍼로서는 제일 이름을 많이 알린 때잖아(한)”

“그렇기 한데 그때 영상을 지금도 못 봐. 창피하고 부끄러워. 그때는 정말 어렸어. 같이 출연한 스윙스 형은 옆에서 봤을 때 진짜 열심히 했거든. 그런데 난 그러지 못했어. 너무 어렸어. 지금 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또 ‘더유닛’을 더 열심히 했지”

“그때 칸토의 모습은 자심감이 높고 확신이 있어보였는데(한)”

“맞아 그런 건 있었어. 그때 확신이 없진 않았어. 내 랩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두려움이 없었지”

“랩은 몇 살 때부터 한 거야?(한)”

“좋아해서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 싸이월드 미니홈피 BGM을 고르고 있는데 누나가 다이나믹듀오의 ‘이력서’를 들려줬어. ‘이런 걸 해야 좀 있어 보인다’면서. 그걸 듣는데 굉장히 센세이션 했어. 그 뒤로 랩을 쭉 좋아만 했지. 그러다 본격적으로 래퍼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야. 마음을 잡았지.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겨울 때 브랜뉴뮤직에 들어갔어”

“마음을 잡는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한)”

“그렇지. 아마 모든 분들이 그럴 건데 연습을 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그냥 좋아서 한 거야. 침대 위에 올라가서 혼자 공연하고. 거울 앞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랩도 하고. 이런 것들을 하면서 놀았어. 랩을 엄청 했지. 중학교 동창들은 아는 건데 내가 매일 교실에서 시끄럽게 랩만 했어. 그런 게 자연스럽게 트레이닝이 된 거 같아”

“‘쇼미더머니2’에 나왔던 칸토와 지금의 칸토 중 가장 큰 변화가 뭐야?(한)”

“가장 다른 건 실력인 것 같아. 지금 훨씬 잘해. 그땐 열정과 무대포 느낌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냥 잘해. 그리고 뭔가 좀 더 머리를 쓰는 느낌? 활동 2~3년 때 쯤에 내가 머리를 쓰는 것 같아서 별로였는데 지금은 잘해나가고 있는 느낌이야.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지. 하라는 것만 하고. 제일 큰 차이점은 실력인 것 같아. 마음가짐도 달라진 것 같아. 지금은 힙부심은 없어. ‘칸부심’이 있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칸토라는 이름으로 가장 이루고 싶은 건 뭐야?(한)”

“정말 많아. 일단 상을 받고 싶어. 대상을 받아서 울면서 시상대에서 엄마를 외쳐보고 싶어. 그리고 엄청 큰 공연장에서 공연도 해보고 싶어. 또 미국에 가서도 공연하고 싶어. 난 꿈이 되게 많은 친구야”

“남의 시선을 잘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한)”

“스무 살 때는 진짜 남 신경 안 썼어. 그런데 활동하면서부터 어느 순간 남의 말만 듣고 있는 거야. 처음 시작할 때는 ‘다 저리가. 다 비켜’ 이런 느낌이었다면 점점 활동하면서 계속 겉돌면서 내가 없어지더라. 그래서 되게 힘들었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진짜 힘들어서 온전치 못했고 찌들어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남의 의견을 따르지 않으려고 해. 그럼에도 아무래도 계속 흔들리는 건 있는 것 같아. 그걸 계속 잡으려고 노력하지. 휘둘리지 않으려고”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어?(한)”

“완전 슈퍼 최고 짱 슈퍼스타로 기억되고 싶어. 마이클 잭슨 같은 아티스트처럼. 죽어서도 살아있는 것처럼. 그렇게 기억에 남을 거야”

“본인을 한 단어와 비유하자면?(한)”

“보잉747? 비행기야. 이륙을 해서 수많은 난기류들 사이에서 벌벌 떨다가 이제 구름 위를 뚫고 올라와서 안전한 상태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거지. 비행기가 추락할 확률이 엄청 희박하기 때문에 난 착륙까지 안전하게 갈 거야”

①칸토 “난 욕심 많은 아티스트야”
②칸토, 래퍼의 영역을 확장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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