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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요 잇 수다] 2018년 첫 역주행, 윤건·장덕철로 본 '음악의 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가요계에서 ‘역주행’은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그 시작은 그룹 EXID의 ‘위아래’다. 2014년 8월 발매된 이 노래는 멤버 하니의 직캠 영상이 화제가 돼 뒤늦게 음원차트 100위권에 진입했다. 이후 그 해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1위를 장악했고, EXID의 대표곡이 됐다.

당시 EXID가 불러온 돌풍은 다시는 없을 것만 같은 ‘기현상’으로 여겨졌다. 이전에 발표됐던 음원이 예능프로그램 등 방송에서 흘러나와 다시 주목을 받는 경우는 간간이 있었지만 일시적인 흐름에 불과했다. 방송의 입김과 달아올랐던 열기가 빠지고 나면 음원 순위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EXID의 역주행은 향후 가요계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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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니, 선물 커버(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민트페이퍼 제공)



■ 2017년 잇는 2018년의 역주행

2017년 역주행의 주인공은 윤종신 ‘좋니’와 멜로망스 ‘선물’이다. 6월 22일 발매된 ‘좋니’는 약 2개월 뒤에야 음원차트 1위를 달성했다. 덩달아 민서가 부른 여자 버전 답가인 ‘좋아’도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듀오 멜로망스는 2015년 첫 미니앨범 발표한 후 수많은 공연과 페스티벌에 오르며 음악성을 입증해왔다. 이들의 음악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건 ‘선물’ 덕분이었다. 7월 10일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선물’은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내더니 각종 드라마나 방송에서 흘러나올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2018년이 시작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도 역주행은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주인공은 윤건과 장덕철이다. 5일 오전 11시 기준 윤건의 ‘우리 둘만 아는’은 멜론 75위로 달리고 있다. 장덕철의 ‘그날처럼’은 지니 1위, 벅스 3위, 엠넷 7위, 멜론 8위 등을 기록하고 있다.

윤건의 ‘우리 둘만 아는’은 지난해 10월 발매 당시에는 차트 100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윤건이 자신의 SNS에 라이브 영상을 올리고 대중 역시 커버 영상을 꾸준히 올리면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시작됐다. 이후 ‘우리 둘만 아는’은 발매 약 2달이 지난 지금 100위권 차트인에 성공했다. 특히 윤건이 JTBC 예능프로그램 ‘비긴 어게인2’ 출연을 확정 지었다는 소식도 대중의 관심도를 높였다. 향후 음원 순위를 더욱 치고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데뷔한 장중혁, 강덕인, 임철로 구성된 3인조 보컬그룹 장덕철의 음원차트 역주행은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2015년 ‘그때, 우리로’를 통해 발매 2년 만의 역주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어 ‘그날처럼’ 역시 무서운 저력을 보이며 순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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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철, 윤건(사진=리메즈엔터테인먼트, 센토엔터테인먼트)



■ 달라진 환경, 그럼에도 본질은 ‘좋은 음악’

이와 같은 역주행은 이제 하나의 공식이 됐다. 이전에는 음원 발표 직후 성적을 살피는 것이 꽤 중요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당장 반응이 오지 않더라도 좋은 음악은 반드시 듣게 된다’는 명제가 증명됐다. 지난해, 왜 그 타이밍에 가요계에서 손꼽히는 윤종신이 거품을 빼고 노래만을 주목하는 플랫폼 ‘리슨’을 론칭했을까. 음악의 힘을 알아보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풀이된다.

미디어 시장은 많이 바뀌었다. 모바일 영상 콘텐츠가 브라운관의 벽을 넘어서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가수들은 굳이 음악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SNS나 동영상사이트를 통해 얼굴을 알린다. 실제로 인지도 낮은 가수가 잘 뽑힌 콘텐츠로 역주행을 기록하고 이후 승승장구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환경의 변화가 역주행의 출발점이 되는 건 맞지만 유일한 배경은 아니다. 껍질을 벗겨내다 보면 결국에는 ‘좋은 음악’이라는 알맹이가 남는다. 음악이 어떻게 유통되고 리스너의 귀까지 들어가느냐, 과정과 방식의 차이다. 그렇게 서서히 바뀌던 가요계 판도는 이제 완전히 달라질 거란 확신을 준다. ‘음악의 힘’을 믿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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