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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잇 수다] 작위 버린 ‘나혼자산다’ 6인방이 없었더라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MBC의 터줏대감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를 꺾은 프로그램이 있다. ‘나 혼자 산다’는 지난달 29일 열린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8관왕을 차지하며 시상식을 휩쓸었다. 사실상 ‘나 혼자 산다’가 올 한 해 MBC 예능계를 주도하며 달려온 셈이다.

‘나 혼자 산다’가 인기를 누리며 ‘리즈’를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첫 방송된 프로그램에는 초대회장 노홍철을 필두로 많은 연예인들이 ‘무지개 라이브’를 통해 거쳐 갔다. 주로 화제성이 높거나 그간 사생활이 베일에 싸여있던 연예인들이 출연해 방송 다음날이면 포털 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했다. 동시에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이나 예능감을 가진 연예인도 발굴했다.

이는 지금도 여전하다. 현재의 ‘나 혼자 산다’는 화제성 높은 혹은 높아질 스타들을 골고루 배치해 다양한 관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왜 지금에서야 ‘나 혼자 산다’의 명백한 ‘리즈 갱신’이 가능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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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사진=MBC 제공)



■ 실제 친구 케미에 공감하는 시청자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나 혼자 산다’가 회자되는 방식의 변화다. 예전에는 무지개라이브에 출연한 스타들이 입에 오르내리며 화제성을 이끌었다. 지금은 6명의 케미와 일상이 주(柱)가 되고, 여기에 게스트가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으며 시너지를 내는 모양새다. 현재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기안84, 헨리까지 6명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전보다 상당 부분 늘어난 편집실 토크 분량을 보면 패널들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게다가 관찰카메라를 통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중간 중간 비춰지는 편집실에서도 이어지는 대목은 이들의 친목이 작위적인 콘셉트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VCR을 보며 나누는 대화나 서로 주고받는 장난은 단순한 리액션이나 코멘트 수준을 넘어섰다. 친구들끼리 떠는 수다에 가깝다.

느슨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패널들의 관계가 그 배경이 된다. ‘나 혼자 산다’는 초창기 이 멤버가 꾸려졌을 당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알려줬다. 시간이 흘러 모두 친해진 지금은 서로의 일상에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르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각자의 일상을 받아들이며 친구네 집에 놀러가듯 여가도 즐기고 송년회도 연다.

그러면서 방송 외 따로 모인 자리에 오지 않은 전현무에 대놓고 섭섭해 한다. 이시언과 한혜진이 여태껏 서로의 전화번호를 몰라 충격을 안기기도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이들의 관계가 방송용 콘셉트였다면 결코 내보일 수 없는 민낯이다. 그래서 이런 장면들은 시청자에게 실망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친구를 사귀는 과정과 비슷함에 친근감과 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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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사진=MBC 제공)



■ 6인의 빠른 공수교대, 웃음의 비밀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나 혼자 산다’만의 케미가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예능은 토크의 흐름을 쥐고 있는 인물이 특정한 주제를 던지면 주변 패널이나 게스트들이 이를 받쳐 올려 웃음을 유발하는 식이다. 누군가가 웃음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면 이를 끌어올리는 것도 필두에 나선 인물이다.

‘나 혼자 산다’의 패널들은 자유롭게 포지션을 오간다. 물론 회장인 전현무와 예능 베테랑이 박나래가 주로 큰 웃음을 선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중심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건 아니다. 한 사람이 웃긴다 싶으면 그게 누구든 재빠르게 캐치해 모두가 달려간다. 빠른 공수교대가 되는 것이다.

덕분에 버릴 멘트가 하나 없다. 박나래의 말장난도, 한혜진의 리얼한 반응도, 기안84의 한결같은 무심함도 자연스럽게 빛나는 케미를 만든다. 달심(한혜진)이나 3얼(이시언 기안84 헨리) 등 캐릭터의 형성도 여기로부터 나왔다.

결국 ‘나 혼자 산다’는 출연진이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프로그램을 리드하면서 성공을 거뒀다. 적절한 CG와 센스 있는 자막으로 웃음에 시너지를 부여하는 제작진도 대단하지만, 이를 가능하게끔 만든 이들은 6인방이다. 전현무,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기안84, 헨리. 이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 혼자 산다’는 상상할 수 없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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