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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20대의 경험이 만들어낸 성장” 준케이의 전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흔히들 말하길 막상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순간 달라지는 건 별로 없단다. 30살을 지나 31살, 32살이 되면서야 점차 온전한 나이를 느낄 준비를 마친다고 한다.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는 찰나, 아직 남아있는 20대의 여운은 어떤 모습일까.

가수 준케이(JUN. K)는 올해로 30살이다. 만으로는 29살이고 올해는 얼마 남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1월생으로 내년이면 곧 완전한 30대로 접어든다. 참으로 오묘한 경계선이 아닐 수 없다. 한 발자국 차이로 선을 넘나들 수 있는 지점에 서 있는 준케이는 그래서 더욱 자신의 20대를 돌아볼 필요성을 느꼈다.

“원래 올해 군대에 가 있어야 하는데 부상으로 인해 1년이 미뤄졌어요. (갑작스런 상황에) 나에 대한 계획이 하나도 없었는데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솔로앨범을 준비했어요. 어떤 이야기를 할까 고민했는데, 나의 20대가 바라본 사회나 사랑 등 시선 위주로 노래를 담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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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케이(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준케이를 담은 앨범 ‘나의 20대’

준케이는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 ‘나의 20대’를 발매했다. 직관적인 앨범명이다. 타이틀곡 ‘이사하는 날’을 비롯해 ‘솔직히 말할게’ ‘11월부터 2월까지’ ‘왜’ 등 다섯 개 트랙은 준케이의 나날들을 투영한다.

“원래 군 입대를 해야 했기 때문에 집도 내놔서 진짜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이었어요. 이사를 위해 가구들을 전부 뺐는데 집이 정말 달라 보이더라고요. ‘이사하는 날’은 이때를 생각하며 사랑으로 바꿔 쓴 곡이에요. 이삿짐과 함께 연인과의 추억까지 사라져 두렵다는 내용이죠”

뜻밖의 상황이 노래를 만들어냈다. 준케이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버라이어티한 삶을 경험하고 노래로 보관한다. 요즘 여론의 추세를 다룬 수록곡 ‘왜’도 준케이의 경험과 생각이 녹아들어갔다.

“사람들은 기사 제목만 대충 보고 첫 번째로 올라와 있는 댓글만 봐요. 그걸로 기사 속 인물을 단정 짓고 대해요.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다수의 의견에 몸담게 되는 거죠. 이런 현상을 보며 ‘왜 다들 따라만 가는 거지’ 생각했어요. 이런 여론 형성으로 피해를 본 사람도 많고요. 다 피곤해요. 본인 스스로가 생각하고 의견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11월부터 2월까지’는 준케이가 느낀 겨울의 따뜻함을 선사한다. 그는 추운 걸 싫어하면서도 난로나 눈내리는 풍경, 크리스마스 분위기 등 따스함은 좋다고 했다. 실제로 엄마가 자신에게 떠준 긴 목도리를 생각하며 가사에 넣었다. 그러면서 다소 닭살 돋는 가사들도 있다고 설명하곤 민망한 듯 웃으며 몸서리쳤다.

앨범과 동명의 수록곡 ‘나의 20대’는 특별한 제목인 만큼 준케이가 하고 싶은 장르로 표현한다. 노래는 연습생 시절,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을 때부터 이제 세상에 익숙해져버린 지금까지의 서사를 담는다. 가끔은 거침없고 용기 있던 20대가 떠오른다는 솔직한 고민은 기로에 서 있는 준케이를 잘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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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케이(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내 자신만이 정답은 아니에요”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한 중간점을 찾아야 하는 과정에 있어요. 첫 번째 미니앨범은 퓨처 알앤비 장르 곡들인데, 당시 (박)진영 형이 ‘대중에게 어렵게 다가갈 수도 있을 거다’라고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앨범을 낸 건 음악성으로 자신 있어서였어요. 이번에는 진영이 형이 절 불러서 네 이야기를 쓰는 거니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알앤비 등 하고 싶은 음악들은 있지만, 대중성을 생각하며 어떻게 합의점을 찾을까 고민하면서 이번 앨범을 만들었어요”

준케이는 음악이라는 저울 위에도 서 있었다. 그가 자신이 하고 싶은 장르를 내려놓은 건 단순히 인기를 끌고 싶은 욕심 때문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조율할 줄 아는 여유가 생겨서다.

“내 자신만이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봐서 부끄럽지 않아야 하는 것도 맞는데, 혼자 고집 부린다고 해서 정답이 아니라는 것도 확실히 알았어요. 나에 대한 대중의 인식, 현실 등을 제대로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그 지점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어요. 예전에는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과 남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잘 말하는 걸 구분하기 힘들었거든요. 경험을 하면서 배워갔어요. 덕분에 빨리 성장할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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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케이(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20대를 함께한 2PM, 경험으로 이끌어갈 30대

준케이의 20대는 바쁘고 치열하고 화려했다.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연습하고 데뷔했으며 그룹 2PM 멤버들을 만나 온 나라를 누볐다. 그렇게 10년이 흐르고 2PM은 준케이의 청춘 그 자체가 됐다.

“2PM 멤버들을 만난 건 지금도 감사한 일이에요. 사회를 살아가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부딪히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경우도 많은데, 멤버들 보면 어쩜 이렇게 착한 애들을 만났을까 싶어요. 나는 그렇게 착하지 않은데 멤버들 보고 착해지려는 것도 있고요. (웃음) 내가 맏형이긴 해도 애들이 책임감이 있어서 서로에게 떠넘기지 않아요. 모두가 리더죠. 멤버들의 이런 열정이 좋아요. 이제 다들 군대도 가고 하니 각자 솔로활동으로 입지를 잘 굳히고 다시 완전체로 모일 날이 빨리 왔으면 해요”

준케이는 최근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절실히 알게 됐다. 1년 전 친구가 아버지의 임종을 맞고 자신에게 ‘네 아버지에게 잘 해라’라는 말을 해줬는데 그때는 실감이 안 났단다. 자신에게도 같은 일이 생기니 그제야 ‘인생선배든 좋은 친구든 말을 해줘도 깨닫지 못하는 구나, 겪어야 아는구나’ 깨달았다.

“모든 건 경험에서 우러나온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실수 반복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반복돼 힘든 것도 있지만요. 20대에는 무모하긴 했지만 덕분에 부딪힐 수도 있었거든요. 정신없이 달려오며 꿈꿔온 것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너무 신중해진 지금은 그때가 더 그립긴 해요. 30대에는 좀 더 융통성 있게 보내고 싶어요. 음악을 어떻게 오래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고,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다정하고 웃긴 사람이라고요 (웃음)”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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