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문화
  • [문기자 Pick] '불안과 경쟁없는 이곳에서' 정말 존재하는 곳입니까?

  • 기사입력 2017-10-30 14:01
    • 프린트
    • 메일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이미지중앙

(사진='불안과 경쟁없는 이곳에서')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수정 기자] 시간은 너무 빨리 흐른다. 하루, 일주일, 한달을 살다 보니 벌써 11월이다. 2017년,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되돌아보면 쳇바퀴 같은 삶의 잔상만 스쳐지나기 일쑤다. 조금 더 느리게, 사람답게, 나를 돌아보는 삶을 살아갈 수는 없을까.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강수희와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던 패트릭 라이든은 이 점에 주목했다. 두 사람은 사는 곳은 달랐지만 늘 경쟁하며 쫓기듯 살았다. 도시의 삶에 대한 회의와 불안을 벗어나기 위해 주말 텃밭과 생태 예술을 취미로 삼았던 이들은 우연히 만나 서로의 고민을 나누게 됐고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라는 책을 펴내기에 이르렀다.

특히 오늘날 나빠지기만 하는 자연 환경 속에서 ‘계속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는 두 사람. 그러다 한국의 한 농촌에서 ‘자연농’을 접한 뒤 이를 새로운 삶에 대한 실마리로 삼게 된다. 자연의 본래 힘을 믿고 인위적인 방식을 멀리하는 자연농은 그저 농사법이라는 실용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삶의 방식으로서 많은 사람을 격려하며 북돋고 있었다. 농부들이 즐겁고 다부지게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본 두 저자는 더 많은 이들과 자연농 이야기를 나누고자 다큐 작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2011년부터 4년 동안 한국, 미국, 일본의 자연농 농부들의 이야기를 담아 다큐멘터리 ‘자연농 Final Straw’을 만든다. 일본 자연농의 스승으로 불리는 가와구치 요시카즈를 비롯해 논밭의 풀과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농부 홍려석, 자연농 농산물을 이용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데니스 리 등 다채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 책은 자연농의 깊은 철학에서부터 먹고 사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영상에 다 담지 못한 내밀한 이야기들을 찬찬히 풀어내고 있다.

두 사람이 뭉쳐 만든 2015년 다큐멘터리 ‘자연농 Final Straw’는 서울, 대구, 제주, 교토, 오키나와, 홋카이도, 캘리포니아, 스코틀랜드 등 세계 곳곳에서 100여 회 이상 상영회를 열었다. ‘불안과 경쟁없는 이곳에서’는 자연농에 관해 이들 두 사람이 느끼고 체험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더불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도 질문을 던진다.

강수희와 패트릭 라이든은 ‘세상에서 가장 느린 레스토랑-REALtimeFood’ 프로젝트, 나뭇잎 만다라 만들기, 자연 그림 그리기, 잎사귀 엽서와 종이 만들기 워크숍 등 자연에 깃든 지혜와 행복을 나누는 활동을 지구 곳곳에서 펼치고 있다. 가진 것은 적지만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는 두 사람은 곧 오사카에 작은 공간을 꾸리고 새로운 생태·예술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수희 , 패트릭 라이든 지음 | 열매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