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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②에픽하이의 아름다운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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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서...

에픽하이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자신이 느낀 감정을 담아낸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 매한가지다. 그렇지만 30대를 훌쩍 넘어선 멤버들이 느끼는 소용돌이의 폭과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변화는 지난 앨범 ‘신발장’과 이번 정규 9집 앨범 ‘위브 던 썸씽 원더풀(We’ve done something wonderful)’ 사이 3년이라는 간극에서 폭발했다. ‘신발장’ 때만 해도 에픽하이는 사랑과 이별을 위주로 다뤘다. ‘위브 던 썸씽 원더풀’은 첫 번째 곡부터 ‘난 사람이 제일 무서워’다. 이후 에픽하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상실의 순기능’ ‘블리드(BLEED)’ ‘어른 즈음에’ ‘문배동 단골집’ 등 트랙으로 이어진다.

“저희가 활동한 14년 중 3년이 상당히 큰 조각이라는 걸 느끼지 못했어요. 그 3년이 지나도록요. 작업하다보면 어느덧 가을 겨울이 와있고, 엊그저께 겨울이었던 것 같은데 또 와있고. 이제 우리에게 3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귀해요. ‘어떡하지, 미쳤나봐’ 싶고요. 이제는 언제까지 가수를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언제까지 우리 노래를 들어줄까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나이에요. 이런 부분들이 가사 곳곳에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타블로).”

“할 말이 넘치던 10년 전과는 다르게/갈수록 하고 싶은 말과 해도 되는 말이 줄고/기대와 무거운 책임감만 따르네.”(에픽하이 ‘블리드’ 中)

에픽하이의 이번 앨범은 민낯을 드러낸 자화상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담아낸 텍스트들이 아니다. 멤버들이 진짜로 겪었기에 내놓을 수 있는 시련이자 추억이자 아련함이다.

“앨범 작업할 때마다 스스로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하는 스타일이에요.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음악을 했던 시절의 마지막 작품이 성에 안 차는 건 용납할 수 없어요. 이번 앨범에서 (유난히) 그런 느낌이 많이 난다는 말들이 있더라고요. 이게 마지막이어도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투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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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 제공)


“마지막이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이름을 아름답게 남길 수 있는 것 같아요. 공백기가 길어지고 스스로에 실망하기도 하면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은 해요.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끝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미쓰라진).”

인터뷰에 응하는 에픽하이는 앨범만큼이나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자신들이 놓인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는 것이 3년의 공백기, 더 나아가 에픽하이의 연륜이 몰고 온 아름다움이었다.

“절대로, 우리가 쭉 사랑받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 내가 하는 일을 아껴준다는 게, 나에게 사랑을 준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건지를 더 잘 아는 것 같아요. 사랑을 받다가 못 받다가를 14년 동안 반복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감사를 느낄 수 있는 것 같고요. 그게 에픽하이가 오래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아닌가 싶어요. 꾸준히 사랑만 받았다면, 오히려 자만심이 생겼을 수도 있고 매너리즘에 빠졌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저는 실질적으로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그래서 엄청 많은 고민을 했죠. 물론, 옛날에도 ‘내가 가수를 안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지만, 이제는 두려움이 앞서더라고요. 음악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요(타블로).”

“전 얼마 전 새로운 정체성을 찾았어요. ‘빈차’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내가 하는 연기가 내 눈에도 멋있게 보인 건 처음이었어요. (이 연기를) 드라마에서 보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화면 속 제 모습을 보면서 느꼈어요. (웃음) 빈말로 하는 게 아니에요. 연기 겸업을 선언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연기자로 시작할게요! 하하(투컷)”

[인터;View] ①에픽하이를 바꾼 3년, 노래가 담담한 이유
[인터;View] ②에픽하이의 아름다운 민낯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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