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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BIFF 리뷰] 인간의 잔혹함 비춘 ‘유리정원’, 강렬한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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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부산)=남우정 기자] 과학과 문학, 숲과 도시, 판타지와 현실, 순수와 욕망. 이질적인 이 단어들은 ‘유리정원’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공존한다. 개막작으로 선정될 이유는 충분했다.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유리정원’은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문근영)과 그의 삶을 몰래 훔쳐보고 소설로 쓴 무명작가 지훈(김태훈)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훈이 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후 재연은 충격적인 미제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고 그 비밀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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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은 한쪽 다리에 장애를 앓고 있는 것은 물론 후배에게 연구 아이템을 빼앗기고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을 당하는 결핍의 인물이다. 도시에서 상처를 받은 재연은 자신이 가장 순수했던 시절인 숲으로 돌아간다. 과학도인 정반대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지훈은 자신의 글을 쓰지 못하다가 고립된 재연을 훔쳐보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의 소설 안에서 재연은 자유롭고, 결핍된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그 소설로 재연은 또 다른 상처를 받게 된다.

‘유리정원’은 과학과 문학을 활용해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 안에서 전하는 메시지도 상당하다. 서로 상처를 주지 않게 가지를 뻗어나가는 나무와 달리 타인에게 오히려 상처를 주는 인간의 모습은 확실히 대비된다. 그런 상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는 재연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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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복귀한 문근영은 순수함과 욕망을 동시에 지니 재연으로 분해 역대급 연기를 선보인다. 동안 외모와 문근영이 그간 보여준 순수한 이미지가 광기에 빠진 재연을 더욱 빛나게 한다.

‘명왕성’ ‘마돈나’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신수원 감독의 섬세한 연출도 눈길을 끈다. 독특한 소재와 확실한 메시지, 소설과 현실을 넘나드는 입체적 구조 뿐만 아니라 숲을 묘사하는데도 상당한 공을 들여 ‘유리정원’의 몽환적이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강렬함 속에서도 깊은 여운, 개막작으로 선정되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오는 25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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