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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김명민 “‘브이아이피’, 감독에게 토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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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우리 배우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칭찬할 것밖에 없다.”

‘브이아이피’(V,I.P)에서 ‘신세계’ 속 브로맨스를 찾는다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캐릭터들의 관계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에서 김명민이 연기한 채이도는 주요 캐릭터들과 모두 연결된 인물로 김명민은 모든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래서 김명민의 입에선 배우들에 대한 칭찬이 쉬지 않고 튀어나왔다.

“박희순은 학교 선배인데 이 형에 대한 인품은 학교 다닐 때부터 들었다. 너무 착해서 역할을 보면 상상이 안 간다. 그래서 꼭 한 번 연기를 함께 해보고 싶었다. 진짜 법 없이도 살 사람이고 있는 그대로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다. 이종석은 최적의 캐스팅이다. 후배 형사로 나오는 오대환 잘한다. 살갑고 귀엽고 찰지다. ‘브이아이피’에서 유일하게 케미를 부릴 수 있었던 애들이 형사들이었다.”

박재혁 역의 장동건과는 더 특별하다. 오랜 시간 단역을 했던 김명민은 데뷔 때부터 톱스타였던 장동건과 한 작품에서 만난 적도 있다. 범접할 수 없었던 동경의 대상이라고 장동건을 회상한 김명민은 ‘브이아이피’로 처음 만났을 때도 떨렸다고 고백했다.

“처음 상견례 하는데 너무 설레고 떨렸다. 소탈하고 젠틀하고 여전한 아우라가 있다. 나이를 먹은 것도 있겠지만 여유로워 지고 둘 다 애아빠라서 친구로 나눌 수 있는 얘기가 있다. 톱스타로 오래 살아오면서 얼마나 힘들었겠냐. 근데 나이를 먹고 연륜이 생기면서 배우로 더 좋아질 것 같은 모습이 기대된다. 연륜에서 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 너무 다 갖춘 것 아니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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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훈정 감독의 기획의도 안 이후로 토 달지 않았다”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를 쫓는 대한민국 특별수사팀과 북한에서 넘어온 비밀공작원, CIA, 국정원 등이 얽히게 되는 이야기다. 분량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형사 채이도, 국정원 박재혁(장동건) 북한 비밀공작원 리대범(박희순) 그리고 VIP 김광일(이종석)까지 모두 균형을 이루고 있고 사건 중심으로 흘러간다. 김명민은 그 지점이 ‘신세계’와 ‘브이아이피’의 가장 큰 차이이자 기획의도라고 전했다.

“캐릭터끼리 바통을 주고 받는다. 4명이 한꺼번에 만나는 부분이 없었다. 채이도니까 다 한명씩 만났지. 전체적인 흐름은 브로맨스나 케미와는 동떨어져 있어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무슨 역할을 들이밀어도 확 와 닿는 게 없었다. 내가 해야 되는 분량이 명확하게 정해져있었다. 캐릭터 욕심을 내면 못한다. 밸런스가 딱딱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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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채이도는 이들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다. 상사로서는 만나고 싶진 않지만 범인 검거율 1위의 능력자로 속을 알 수 없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채이도는 있는 그대로가 드러난다. 김명민은 채이도로 변신하기 위해 준비한 것은 담배뿐이라고 입을 열었다.

“지금은 담배를 끊었다. 영화 시작하고 하루에 담배를 3갑 피웠다. 촬영에 들어가선 2갑씩 피웠다. 어떨 땐 한 신에서 한 갑을 피운 적도 있다. ‘브이아이피’ 때문에 담배를 다시 피웠다. 촬영 두 달 전부터 피웠는데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습관이 안 된 상태면 죽을 것 같았다.”

청불 영화답게 ‘브이아이피’는 수위가 남다르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김광일의 살인장면 묘사는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명민 역시 “젊은 여성들이 보기엔 불편한 영화”라고 인정했다. 그렇다 보니 채이도와 김광일의 마지막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시나리오 봤을 때 통쾌함 부재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캐릭터끼리 도모해서 오는 끈끈함과 통쾌한 마무리라는 느와르에 대한 기대치가 있는데 전형적인 기대치를 저버리는 영화다. 처음엔 저도 ‘이게 뭐지’ 했다. 근데 감독님의 기획의도를 간파한 이후로 토를 달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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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은 박훈정 감독과 ‘브이아이피’ 전에 연을 맺을 뻔 했지만 이어지지 못했다. 어린 시절부터 접한 느와르 장르에 대한 환상에 박훈정 감독이 더해졌으니 김명민이 ‘브이아이피’를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브이아이피’가 느와르의 신세계를 열었다고 자신했다.

“홍콩 영화를 보면서 자라 어린 시절에 자기들이 장국영, 유덕화가 된 것 마냥 장난하고 그러지 않나. 배우로서도 그런 영화의 주인공이 되면 얼마나 설레일까 생각은 했다. 박훈정의 느와르 러브콜이 왔을 때 감사했다. 근데 시나리오를 보곤 깨더라.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물어보니 기획의도를 말해주더라. 그때 알았다. 박훈정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이거라면 토를 달지 않겠다고. 시나리오가 아무리 재밌어도 이런 플롯이면 배우들이 애매하다. 뭔가 해결하는 게 없고 김광일의 마지막이 통쾌하지 않다. 근데 ‘브이아이피’는 어떤 히어로물은 아니다. 그런걸 기대하는 분은 실망하겠지만 느와르의 한계점을 벗어났다. 박훈정 감독은 사람들이 느와르라고 알고 있는 걸 깨트리는 걸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게 자유자재로 가능하고. ‘신세계2’를 기대하신 분이 많은데 기획 의도가 차별화 되니 다른 시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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