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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이제야 드러낸 이효리의 진짜 민낯(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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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진짜 이효리의 민낯이 드러났다.

이효리는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정규 6집 ‘블랙’(Black)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자신의 앨범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효리가 약 4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 ‘블랙’은 서울을 떠나 제주 생활을 통해 얻은 수많은 음악적 영감들을 담은 앨범으로 본인이 직접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었다. 타이틀곡 ‘블랙’은 이효리가 작사, 김도현과 공동 작곡한 곡으로 화려한 컬러의 메이크업과 카메라 렌즈 뒤로 가려졌던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장 베이직한 컬러인 블랙에 비유했다.

▲ 4년 만에 컴백인데 소감은?

“언제 컴백해야한다고 정하지 않았다. 뭔가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앨범이 나오는거니까 저 자신에 대해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다. 예전에 하라고 할 땐 안하더니 이젠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 노래도 하고 싶고 후배들과 경쟁도 해보고 싶다. 멀리뛰기 할 때 뒤로 가는 느낌이다.”

▲ 선공개곡 ‘서울’을 소개하자면

“선공개곡 듣고 기존에 제가 했던 음악과 달라서 우울한 느낌, 어둡고 몽환적이라는 표현을 하더라. 제가 이 노래를 작사, 작곡했을 때 서울이 가장 어두웠던 시기였다. 광화문 촛불시위할 때 쓴 곡이다. 서울이 화려하고 예쁜 모습일 땐 몰랐는데 서울이 요동치고 이런 모습을 보니 내가 살던 고향이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를 찬양하는 곡이 외국엔 많은데 어떤 도시의 어두운 단면이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우울한 마음도 담아내면 어떨까 싶었다. 앨범 녹음하는 당시엔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웠다. 근데 앨범이 나올때가 되니 세상이 밝아진 것 같다.”

▲ 타이틀곡 ‘블랙’은?

“그동안 절 설명하는 색은 화려한 색이 많았다. 컬러 렌즈에 안 해본 머리 색이 없을 정도였다. 근데 그런 걸 거둬냈을 때 있는 그대로 절 봐줄까, 좋아해줄까 의문점이 생기더라. 항상 밝게 웃는 모습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사람이 밝기만 한건 아니지 않나. 한쪽 면만 사랑 받는 게 서글픈 마음이 들어서 저의 모든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 앨범에 후배들의 피처링이 많은데?

“아무래도 제가 선배고 어느 정도 유명세가 있으니까 잘하는 친구를 보면 끌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기회가 없는 친구들이 있으면 제가 그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도 그런 도움을 받았으니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했다. 근데 워낙 잘한다.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았다.”

▲ 수록곡 중 ‘예쁘다’를 소개하자면

“바쁘게 살았지만 외로웠던 20대 이효리에게 편지를 쓴 곡이다. 가사를 쓰면서 스스로 위로 받았다. 여러분도 한번 해봤으면 한다. 사실 다들 자기 위치에서 자기만 아는 힘든 부분이 있지 않나. 부모님에게도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걸 39살이 되어 생각해보니 안쓰럽더라. 노래로 절 위로해보고 싶었고 그러면 듣는 분들도 위로를 받지 않을까 싶었다. 20대 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생각해보니 ‘예쁘다’였다. 사람들이 예쁘다고 해도 스스로에게 하진 못했고 ‘다리가 짧고 왜 이렇게 까맣지’ 자신에겐 타박만 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서 제가 저 자신에게 예쁘다고 해주고 싶었다. 20대는 그 나이 자체만으로 예쁠 때인데 그땐 왜 몰랐는지 모르겠다.”

▲ 4년 만에 컴백인데 준비하면서 염려스러웠던 것과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모습은?

“이젠 화려한 모습을 걸쳤을 때 예전처럼 예쁘지 않을 것을 알게 됐다. 예전처럼 화사하지 못할 것이라면 깊이 있게 가자고 생각했다. 제가 곡과 가사를 쓰기 때문에 화려한 앨범이 되지 않더라도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섹시한 비주얼이다. 편하게 입은 모습이 전 편한데 보는 분들에겐 심심할 수도 있다. 노래도 심심한데 비주얼이 심심하면 조화가 깨질 것 같아서 음악 방송에선 좀 더 카리스마 있고 섹시한 모습을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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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의 곡에 도전했는데

“대중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잡은 게 아니라 전 잘될 줄 알았다.(웃음) 제가 감을 잃었는지 ‘서울’이 대중적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대중들은 밝고 빠른 걸 원했던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해야지 끝까지 살아남는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는 생각한다. 지금은 아직 그 과도기다. 딱 중간인 느낌이다.”

▲ 4년 전 ‘미스코리아’와 달라진 점은?

“그땐 곡을 받았었고 ‘미스코리아’만 제 곡이었다. 그땐 실험을 해봤던 것 같다. 이렇게 해도 괜찮겠구나 ‘텐미닛’ ‘유고걸’처럼 빵 터지진 않아도 좋아하는 분들이 있구나 자신감을 찾았다. 거기서 좀 더 발전해서 이제 제가 쓴 곡을 늘려보고 제 생각을 넣게 됐고 이번 앨범이 거기에서 발전된 느낌이다.”

▲ 핑클과 ‘효리네 민박’ 속 이효리만 비교해도 너무 많은 변화가 있는데

“사실 지금이 저와 가장 비슷하다. 부유한 집에 살았던 것도 아니고 이발소에 오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고 평범하게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연예인 되면서 화려해야 하고 연예인이 아닌 분들은 나랑 먼 사람이라고 구분을 하다가 더 멀어진 느낌이다. 제주도에서 살다보니 다시 돌아갔다. 직업이 연예인이었을 뿐인데. 원래 이런 사람인데 화려하고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잊고 있었다. 다시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 예전엔 자기 자신을 노래했다면 이젠 자신의 주변에 대해 노래하는 걸로 보인다

“지난 앨범을 보는데 제 중심의 앨범이 많더라. 제 에고가 강대했구나, 나밖에 안 보였구나 생각이 들더라. 시간이 지나보니 그게 아니더라. 저도 변하고 최고를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누가 최고인지도 관점이 달라진다. 평범한 생활을 하다 보니 제가 잘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됐다. 조금 기다렸더니 하고 싶은 말이 생기더라. 이렇게 돌아섰다. 글을 쓰거나 인터뷰를 할 때도 그렇고 앨범 가사도 자연스럽게 바뀐 것 같다.”

▲ 걸그룹들은 유달리 생명이 짧은데

“걸그룹 생명이 짧기도 하고 만들어져서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 했다. 전 걸그룹의 롤모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멋있게 활동하는 친구가 있을 거다. 활동을 할 땐 그 당시만 보는게 길게 보고 안주하지 말고 다음 스텝을 다독이는 친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조언을 하게 됐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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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여겨 보고 있는 후배가 있다면

“마마무 친구들이 무대에서 끼가 많더라. 노래도 잘하고 실력도 좋지만 끼는 타고나야 하는 거다. 연습해서 된 것과 끼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다르다. 그 친구들이 끼가 많고 굉장히 잘하는 친구들이라 잘 될 것 같다.”

▲ 남편 이상순이 이번 앨범에 대해 조언한 부분이 있는가?

“신곡이 남편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고 물어보시는데 음악은 별개로 작업을 한다. 오빠가 좋아하는 음악이 따로 있고 데모 만들 때 기타 쳐준 정도다. 제가 서울에 올라와서 2주 있었고 뮤직비디오 찍느라 총 3주간 집을 비웠더니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제 서울에 올라왔다. 치킨 시켜먹는다고.(웃음) 아무래도 응원차 온 것 같다. 그런 외조를 받고 있다. ‘효리네 민박’을 보고 걱정을 많이 한다. 그런 면만 있는 게 아닌데 착한 면만 나와서 많이 걱정하고 있다.(웃음)”

▲ 여성 뮤지션으로의 고민이 있다면?

“아무래도 여자 가수, 뮤지션하면 우리나라에선 젊고 예쁠 때 활발히 활동을 하다가 뒤에 묻히는 느낌이 있다. 그런 점이 안타까웠다. 뮤지션이라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기 마련이고 음악 폭도 넓어지는데 겉모습이 사그라진다고 해서 애정이 사라지는 게 아쉬웠다. 그렇다면 겉모습이 사그라드는 현상을 받아들이고 내면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질량은 그대로니까. 가사도 써보고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어떤 노래를 하고 싶은지 고민하면 끝까지 오래가지 않을가. 과거에 예쁜 얼굴로 사랑 받았다면 깊이 있는 음악으로 당장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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