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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있수다] '개콘' 900회 특집으로 확인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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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에서 방영된 '대화가 필요해' '쉰밀회' 코너. (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KBS 최장수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900회 특집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결과도 좋다. 시청률은 5개월만에 두 자릿수를 회복했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간 '개그콘서트'가 왜 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는 한 회이기도 했다.

지난 14일 방송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900회에는 역대 인기 코너들이 부활해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여기에 김준호 김대희 홍인규 신봉선 김지민 장동민 김준현 조윤호 등 '개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들이 총출동해 900회를 축하함과 동시에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씁쓸한 인생' '쉰밀회' '꺾기도' '대화가 필요해' 등 오랜만에 보는 레전드 코너들은 명불허전이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대부분 관련 게시판을 통해 "오랜만에 '개콘'을 보고 웃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잠시 잊고 있었던 이들 코너 속 추억의 유행어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과거 이들 코너들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소재의 참신함보다는 개그맨들의 연기력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평범한 대사도 맛깔나게 살려내 웃음으로 연결시키는 선배 개그맨들의 능력은 이번 900회 특집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 '개콘'에 출연중인 개그맨들도 연기를 잘하긴 하지만 개그에 특화된 연기를 잘 하는 이들은 드물다. 잘 짜여진, 판에 박힌 듯한 연기 탓에 자연스러운 웃음이 유발되기 힘들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하려는 노력의 차이도 드러났다. '쉰밀회'의 경우 추억 속 단어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공감을 사는 것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웃음을 유발한다. '대화가 필요해'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를 이용하면서도 반전의 묘미를 적절히 이용해 소위 '한방'을 터뜨린다. 최근 '개콘'에서 방송 중인 코너들을 보면 소재는 참신하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중요한 건 이날 방송이 900회 특집이었다는 점이다. 소문난 잔치였기에 사람들이 몰렸다. 덕분에 시청률도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간신히 10%를 넘기는 데 그쳤다. 시끌벅적했던 축제가 끝난 뒤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면 시청률도 본래의 수치로 되돌아갈 공산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900회를 통해 '개콘'이 스스로의 문제점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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