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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딥워터 호라이즌', 우리가 몰랐던 또 하나의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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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우리에게 태안 기름 유출 사고는 여전히 끔찍한 기억이다. 2008년 12월에 발생한 이 사고는 파손된 유조선에서 총 1만 2000여톤의 원유가 새어 나와 바다를 뒤덮은 최악의 해양 재난 사고였다. 이 사고로 엄청난 경제적 손해와 함께 기약없는 환경 피해가 발생했다. 지금은 피해가 대부분 복구됐지만 시간이 흘러도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는 잔상으로 남아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에서도 대규모 기름 유출 사건이 있었다. 2010년 4월 20일 발생한 '딥워터 호라이즌' 호 폭발 사건이다. 이 사고로 11명이 실종 혹은 사망했으며, 17명이 중상을 입었다. 화재가 발생한 딥워터 호라이즌 호는 사고 발생 36시간만에 침몰했다. 무엇보다 시추 파이프가 훼손됨녀서 무려 7억 7,800만 리터의 원유가 유출돼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재앙을 불러오기도 했다.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은 이 사고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특히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등장 인물들 모두 실존 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마이크(마크 월버그) 케일럽(딜런 오브라이언) 지미(커트 러셀) 등은 영화 속 인물임과 동시에 실제 사건에서 생존한 생존자들이기도 하다. 배우들은 각자 자신의 캐릭터 연기를 위해 생존자들을 인터뷰하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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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 구조는 꽤나 단순하다. 석유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 호는 무리한 작업량으로 이미 배가 시한폭탄 같은 상태이지만 본사에서 일정과 비용을 이유로 안전검사를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하다 사고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딥워터 호라이즌 호의 총 책임자 지미와 엔지니어 팀장 마이크는 안전 검사를 주장하지만 본사 관리자 돈(존 말코비치)은 이를 묵살하고 작업을 강행하다 재앙의 원인을 제공하고 만다.

얼핏 '인간의 욕심이 재앙을 부른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같지만 '딥워터 호라이즌'은 그 이상을 말하고 있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재난 상황 속에서 과연 우리는 인간다움을 지켜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지미와 마이크는 자칫 자신들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극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을 구하고자 고군분투 하는 모습으로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단순한 재난 영화로 치부하기에 '딥워터 호라이즌'이 그리는 사고 장면은 매우 생생하다. 극 중반부를 넘어 후반부에서 그려지는 시추선의 폭발 장면은 영화 초반에 다소 떨어졌던 몰입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폭발은 시시각각 생존자들의 생명을 위협해 관객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무엇보다 그간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시추선 폭발 사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딥워터 호라이즌'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오는 25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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