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지난 2013년 4월 9일 '우리동네 예체능'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나뉘었다. MC군단이 평범한 이웃들과 스포츠 대결을 펼친다는 콘셉트는 신선했지만 '웃음'을 선사해야 한다는 예능 프로그램의 숙명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 종목 탁구를 시작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우리동네 예체능'의 진가는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스포츠가 주는 예상치 못한 감동 코드가 녹아들면서 스포츠 예능의 진짜 재미가 전달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그동안 예능과는 관련 없어 보였던 스타들이 하나 둘 시청자들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했다.
드라마와 달리 예능은 유독 시청률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시청률이 저조한 프로그램은 예외없이 퇴출 수순을 밟아야 했다. 이 때문에 시청률을 높이려는 제작진의 노력은 계속됐고 예능은 점차 자극을 쫓기 시작했다. 트렌드에도 민감해 인기를 끄는 장르가 나타나면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도 했다. "베끼지 않았다"는 해명을 듣는 것도 이젠 지겨울 정도다.
(사진=KBS)
운동 좀 한다는 스타들이 생소한 종목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부였다면 '우리동네 예체능'의 종영이 이렇게 아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중적 인기와는 거리가 먼 종목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새삼 스포츠가 주는 재미를 느끼게 해줬다는 점에서 '우리동네 예체능'을 감히 국내 유일의 스포츠 예능이라 부를 수 있었다.
종영한 '우리동네 예체능'이 실패 사례가 될 지, 성공 사례가 될 지는 온전히 시청자들이 판단할 부분이다. 다만 앞으로 또 이와 같은 감동과 웃음을 선사할 스포츠 예능이 나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 스포츠와 예능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이 될 수 있다. 비슷한 점도 많다. 누군가 어디서든 만들어 낼 스포츠 예능을 다시 볼 수 있을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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