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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적 60분’ 간병 살인…“내가 가족을 죽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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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문화팀=박진희 기자] ‘추적 60분’에서 간병살인을 다뤘다.

7일 밤 11시 10분 방송한 KBS 1TV ‘추적 60분’에서는 ‘누가 내 가족을 죽였나-간병의 비극’ 편이 전파를 탔다.

지난 3월 강원도 영월군의 한 작은 마을이 술렁였다.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집에서 한 남매가 쓰러진 채 발견된 것. 여동생 이지숙(가명) 씨는 목이 졸려 사망한 상태였고, 오빠 이철호(가명) 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은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방바닥은 기름으로 흥건했으며 밥상 위에는 먹다 남은 밥이 그대로 있었다. 더욱이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기폭장치인 뇌관. 전문가는 이 기폭장치에 대해 일반인은 쉽게 구하지 못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유증기와 맞닿을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장치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남매는 마을에서 원한을 살 만한 일도 없었고, 짐작 가는 용의자도 알아낼 수 없었다. 오빠 이철호 씨는 뇌병변 장애의 지적장애 3급인 동생 이지숙 씨를 20년 째 돌봐온 평범한 60대 남성이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난 후, 중환자실에서 깨어난 오빠 이철호 씨가 구속됐다.

2년 전 대구에서 일어난 또 다른 간병살인 사건의 가해자 강지영(가명)씨의 편지도 공개된다. 강 씨는 그동안 가족의 생계를 돌보면서 20년 동안 남편의 병간호를 해왔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남편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피의자 강씨의 편지에는 “언제까지 이 생활을 해야 하나, 앞이 까마득해 절망에 빠져버리곤 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올해 나이 87살의 김호선(가명) 씨. 그는 아내가 2007년에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이후, 5년 동안 왕복 6시간이 넘는 병원에 데리고 다니며 돌봤다. 그랬던 그가 자신의 손으로 아내의 인공호흡기 호스를 끊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보고 싶다. 가는 데마다 할머니가 해놓은 손자국이 다 있다. 그런 것을 보니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실제 ‘추적 60분’에서 언론에 보도된 ‘간병 살인’ 50건을 분석한 결과, 다른 가족의 도움 없이 1대1로 환자를 간병한 경우(고독간병)가 절반을 넘었다. 특히 간병을 시작한 지 3년이 되기 전에 사건이 발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가족이 있어도 혼자 간병과 생계를 떠안는 데에서 오는 고통과 사회적 고립감 등 간병인들이 겪는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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