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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손님도 주인도 늙어가는 전통시장…해법 없나?
찜통더위속 호남최대 양동시장 돌아보니
25만 유튜브채널 정완진TV 동행 취재기
높은 임대료, 인건비 부담에 빈점포 늘어
“늙어가는 전통시장… 젊은피 유입 시급”
전라도식 반찬, 홍어 등 온오프 전략 모색
자영업 등 대한민국 경제소식을 다루는 유튜브채널 정완진TV와 17일 양동시장을 돌며 상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구독자 25만명을 보유한 정 대표는 양동시장을 소개하고 제품들을 홍보하면서 지역상권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암만해도 휴가철이다본께, 손님들이 더 줄었어”. “장사는 잘 안되는데 세는 비싸당게, 긍게 빈 점포들만 늘고 있제” “가구장사도 옛말이여. 그나마 우리는 부부가 같이 일하니 간신히 현상유지는 하고 있어”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17일 오후 호남최대 전통시장 양동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목소리다. 2시간 가량 돌아본 양동시장은 손님들이 북적이는 반찬가게, 통닭집 등 일부 코너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세입자를 찾습니다” 매장 곳곳에는 임대, 공실 등 빈점포가 하나 둘 눈에 띈다. 장사가 잘되던 시기에는 수천만원의 권리금도 붙었던 양동시장의 180도 달라진 위상이다.

과거 웃돈이 붙기도 했던 양동시장 점포들이 임대, 공실 등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장사하려는 사람이 줄면서 세입자 유입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서인주 기자

현장에서 마주친 대부분의 손님과 가게 사장님들의 나이는 50대 이상이다. 가끔 외국인 노동자로 보이는 손님들도 눈에 띈다. 온라인소비패턴의 급격한 변화와 지방인구 감소, 고령화 현상으로 대한민국 전통시장은 늙어가고 있다. 전통시장이 살기 위해서는 젊은층 유입을 위한 당근책이 절실해 보인다.

추석을 한달여 앞두고 호남최대 전통시장 양동시장을 찾았다.

이번 현장취재에는 25만 구독자를 보유한 경제・자영업 전문 유튜브채널인 정완진TV와 함께했다. 정완진 대표는 대구, 부산, 상주, 광주 등 지방전통시장을 돌며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와 내수소비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정 대표는 실시간 라이브방송을 통해 양동시장을 전국의 구독자에게 소개했고 온라인주문 연계 등을 도왔다.

17일 오후 양동시장은 반찬가게, 통닭코너 등을 제외하면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인주 기자

“돈 안받을랑게. 하나 잡솨바”

양동시장은 인심이 넘친다. 선홍빛 홍어 한점을 새콤달콤한 초장에 찍어 입에 넣어준다. 쫄깃하면서 쫀득쫀득한 홍어. 입안에 넣고 두어번 오물거리니 단맛이 느껴진다.

울긋불긋 맛깔스럽게 반찬류가 가득한 반찬코너는 양동시장의 랜드마크 같은 곳이다. 특히 홍어무침은 시그니처 메뉴다. 수십년 단골손님들이 홍어를 사기위해 이곳을 찾는다. 특히 명절기간 양동시장은 새벽부터 홍어특수를 누린다고 한다.

실제 30여곳의 가게들이 홍어를 취급하고 있고 전국으로 유통하고 있다. 국내 홍어 유통의 80% 가량을 양동시장이 담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30년간 홍어장사를 한 A씨는 “고향이 나주 영산포라 어렸을때부터 홍어를 많이 먹고 자랐다. 신안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가 영산포까지 오는데 보름 정도 걸리는데 자연스럽게 발효과정을 거치게 된다” 며 “홍어가 전라도 잔칫날에 빠지지 않는 음식인데 지금도 많은 손님들이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동시장은 손님도 주인도 늙어가고 있다. MZ세대 등 젊은층 유입을 위해서는 온라인 분야의 시스템 구축과 문화프로그램 도입 등이 절실해 보인다. 서인주 기자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양동시장은 말그대로 호남의 곳간이었다. 야채와 과일, 축산, 수산, 반찬가게, 포목, 가구점 등 1000여곳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편이라 경쟁시장보다 고객 유입률이 높다. 광주시와 서구청 등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내 환경개선, 온라인판매, 양동통닭축제 등 자구책 마련에도 나섰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주차 시설이 낙후됐고 통제 및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모습이었다. 지하주차장 진출입시 차량과 손님이 뒤섞이면서 안전사고와 역주행 교통사고 우려가 높았다.

온라인 쇼핑 시스템 구축도 삐걱되고 있다. 상인들 대다수가 60대 이상이다 보니 아무래도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하다. 젊은 상인들의 유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전통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가 풀린 모양새다.

가구점도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과 저렴한 가격의 제품으로 양극화된 상태다.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제하면 사실상 현상유지가 힘들다는게 상인들의 목소리다. 서인주 기자

양동복개상가에서 30년간 가구점을 운영한 B사장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새벽 5시. 이른아침을 먹고 매일 6시에 출근한다는 그는 “갈수록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가구점도 양극화 된서리를 맞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과 저가제품 사이에서 중소상인이 버틸 여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B사장은 “공장에서 물건을 가져와 맞춤형으로 제작하고 직접 배송까지 하다보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갈수록 마진은 줄어드니 답답하다” 며 “지금 자영업은 직원을 채용할수 없는 구조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직원을 쓰면 사장은 가져갈게 없는게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호남최대 양동시장

올초 양동시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2300여세대가 넘는 대규모 신축단지가 입주를 완료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매출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게 상인들의 목소리다. 양동시장 건너편 누문재개발 단지도 사실상 슬럼화되면서 방치돼 있다. 양동시장 입장에서는 악재다.

광주의 경우 더현대, 신세계, 어등산스타필드 등 향후 5년이내에 복합쇼핑몰이 3곳이 입점하게 된다. 지역상권 상생대책이 없다면 전통시장은 고사위기에 빠지게 된다.

정완진TV 대표는 “전국의 전통시장을 돌며 자영업과 상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이대로면 대한민국의 전통시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 이라며 “지금이라도 모바일, 온라인 분야의 상품개척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작은 힘이지만 지역상권 활성화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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