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전국노래자랑'

[헤럴드경제(영광)=황성철 기자] 영광군이 오는 16일에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진행하려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결국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참사 10주기에 노래자랑을 여는 게 부적절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4일 전남 영광군은 “전국노래자랑 녹화일인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추모하기 위해 녹화 일정을 부득이 6월 11일로 변경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은 “기존 일정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노래자랑 예심에 참가 신청해 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난달 15일 영광군은 ‘2024년 영광방문의 해’와 ‘제63회 전남체전 및 제32회 전남장애인체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KBS ‘전국노래자랑 영광군 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녹화일이 4월 16일 세월호 10주기라는 점이 알려지며 영광군청에는 비판이 잇따랐다.

영광군청 자유게시판에는 “국가적 참사가 있었던 날에 노래자랑이라니 부끄럽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학교에서도 추모와 애도의 날을 가지면서 아이들 안전 교육을 한다”며 “군청에서는 노래자랑을 개최한다니,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수백명이 나라의 구조를 못 받고 생명을 잃은 날이라”며 “전국적으로 망신살 뻗치기 전에 어서 노래자랑을 다른 날로 옮기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피해 학생들과 같은 학년이었다는 민원인은 “참 어처구니가 없다”며 “KBS도 그렇고, 그걸 허락해 준 영광군청 관계자분도 참 그렇다”고 썼다.

이 같은 항의가 이어지자 영광군은 방송 녹화 일정을 변경해, 예비 심사는 6월 9일, 방송 녹화는 6월 11일에 이뤄진다.

‘전국노래자랑’ 참가를 희망하는 이들은 오는 6월 3일까지 각 읍·면사무소에서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