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22일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금호석유화학 제공]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행동주의펀드와 손잡고 경영권 공격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박 전 상무 쪽이 제안한 안건들이 주주총회에서 모두 부결되거나 폐기됐기 때문이다.

22일 금호석유화학은 제4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최도성(한동대 총장) 선임 건 등 7개 안건을 가결했다.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은 자사주 처분·소각 사항을 이사회가 결의하고, 신기술 도입, 전략적 제휴, 합작회사의 설립, 재무구조 개선, 운영자금 조달, 임직원에 대한 보상 및 기타 회사의 경영권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은 의결권 있는 주식의 74.6%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76.1%가 각각 찬성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기준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지분 9.01%)의 주주 권한을 위임받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폐기됐다.

차파트너스는 ▲주총 결의로 자사주 소각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524만8834주) 100% 소각 ▲김경호 케이비(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선임 등을 주주제안으로 내놨다.

자사주 100% 소각의 경우 “소액주주 권익 침해를 개선해야 한다”는 근거를 내세웠지만 안건은 부결됐다.

그 대신 금호석유화학 쪽은 향후 보유 자사주의 50%(262만주)를 3년간 순차적으로 소각하기로 했다.

9.08%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 쪽의 손을 들어줘, 큰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자사주 100% 소각 안건은 반대, 사외이사 선임 건은 최도성 후보 찬성으로 의결권 행사를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전 상무의 경영권 공격이 또 실패로 돌아갔다는 분석이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주총에서도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직접 주주제안했으나 실패했고, 2022년 주총에서도 이익 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을 주주제안했지만 부결됐다.

지난해에는 금호석유화학그룹과 오씨아이(OCI)그룹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하자 이를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며, 처분 무효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