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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CC 이전에 전주시청 홈페이지 비난글 잇따라…“농구경기장 건립에 전주시 갈팡질팡”
KCC 전주를 떠나 부산을 연고지로 발표
지역 농구팬들 실망과 분노로 이어져

[헤럴드경제(전주)=황성철 기자“전주는 그냥 비빔밥과 한옥으로 먹고 살아라” “행정을 그런 식으로 하느냐”

30일 프로농구 구단 KCC 이지스가 연고지였던 전주를 떠나 부산으로 옮긴다고 발표한 날, 전북 전주시 인터넷 홈페이지 ‘시민의견 게시판’에 시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농구경기장 건립을 두고 갈팡질팡한 전주시의 행정이 KCC구단의 신뢰를 잃고 연고지를 옮기게 되면서 결국 20여년간 응원해온 지역 농구팬들의 실망과 분노로 이어졌다.

한국프로농구(KBL)은 이날 KCC의 부산 연고지 이전을 승인해, KCC는 22년간 자신들을 응원해온 전주를 떠나게 됐다.

1997년 KBL 프로리그 원년에는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구단이던 KCC는 현대전자를 모기업으로 두고 ‘현대 다이냇’ ‘현대 걸리버스’라는 구단명으로 리그에 참여했다.

2001년부터는 모기업이 KCC로 바뀌었고, 같은해 구단 이름을 ‘KCC 이지스’로 개칭했으며, 연고지는 전주로 했다.

전주 입성 당시 KCC에게 주어진 홈구장은 전북대 부지 내에 자리한 전주실내체육관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설 노후화와 협소한 공간, 열악한 선수 대기실 등의 문제가 드러나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았다.

이에 KCC는 2016년 무렵부터 내부적으로 수원 이전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2016년 4월 김승수 당시 전주시장은 이전설이 불거지자 KCC와 KBL의 고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남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 자리에서 ‘체육관 시설 개선’에 대해 약속하고, “농구는 이미 시민들의 축제이자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농구를 통해 팍팍한 삶에서 희망을 얻고 있다”고 호소했다.

KCC는 마음을 돌려 잔류를 결정했고, 그 뒤 전주시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리모델링 하기로 했다.

하지만 리모델링안에 대해 행안부가 사업 계획에 조정이 필요하다며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전주시는 총 사업비 522억원이 드는 ‘신축 경기장’ 건설 추진안으로 선회해, 2019년 3월 전북도 지방재정계획 심의위원회는 조건부로 사업을 통과시켰다.

이듬해 체육관 설계 공모를 받아 2021년 착공, 2023년 12월까지 완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기존보다 1400석 가량 많은 6000석 규모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작년 7월 새로 전주시장에 당선된 우범기 현 시장은 실내 체육관 대신 육상장과 야구장 건립이 먼저라고 시의 입장을 바꿨다.

약속했던 월드컵경기장 인근 부지에 ‘프로야구 2군 구장’을 만들겠다고 했고, 게다가 KCC 홈구장 부지 소유권을 지닌 전북대는 KCC에 “2025년까지 전주실내체육관을 비워달라”고 통보했다.

KCC는 그러자 이달 초부터 연고지 이전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제서야 전주시는 “2026년까지 신축 체육관 건립을 완료할 것이고, 그때까지 KCC가 현 전주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사이 KCC는 KBL 이사회 안건으로 KCC 연고지 이전 문제를 올려 달라고 요구해, KBL은 이를 승인했다.

최형길 KCC 단장은 “원만히 수습하기 위해 인내하고 기다려왔으나, 더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22년간 응원해주신 전주 팬들께 가장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전주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졸속이고 일방적으로 이전을 결정한 KCC의 어처구니없는 처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전주시와 시민, 농구팬을 우롱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KCC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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